통상전문학자 30인의 한미FTA 평가

  • 입력 2007년 4월 4일 03시 01분


국내 통상(通商)전문 학자들은 2일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결과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본보가 ‘FTA 교수연구회’(회장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와 공동으로 2일부터 3일까지 통상 분야 전문가인 대학교수 30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명 중 한 명에 가까운 9명이 A- 점수를 매겼다.

또 2명이 A, 7명이 B+, 4명이 B, 1명이 B-를 줘 전체 조사 대상자의 76%인 23명이 B- 이상으로 평가했다. 반면 C+ 이하의 점수를 준 학자는 7명에 그쳤다.

분야별 평가에서 학자들은 한국이 협상을 가장 잘한 분야로 자동차를 꼽았다.

자동차는 한국이 배기량 기준인 현행 자동차 세제(稅制)를 개편하는 대신 미국은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3000cc 미만 승용차에 대한 관세를 즉시 없애기로 했다.

또 농업 분야에서 쌀 시장을 지키고 농업 구조조정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한 것도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아쉬운 분야로는 무역구제가 꼽혔다. 반(反)덤핑 조치 개선 등 무역구제는 한국이 꼭 얻어 내겠다고 한 분야였지만 미국이 법까지 개정할 수는 없다고 버텨 결국 무역구제협력위원회를 설치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이와 함께 전략적으로 문을 열어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서비스산업 개방 폭이 기대에 못 미친 것도 감점 요인으로 꼽혔다.

FTA 교수연구회 최 회장은 “많은 학자가 앞으로 유럽연합(EU)이나 중국 등과 FTA를 체결할 때 개방의 폭과 수준을 과감히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며 “이를 앞두고 농업, 서비스 등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내 산업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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