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공할 파괴력 가진 한중 FTA
2001년 315억 달러에 불과했던 한중 교역량은 2004년 793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단일국가로는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양국 교역량은 1180억 달러로 무역총액 6348억 달러의 18.6%에 이른다.
양국은 또 2012년까지 교역량을 2000억 달러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FTA 체결에 따른 효과도 크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2004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GDP 예상 증가액만 17조9000억 원이다. 1인당 33만 원의 소득 향상 효과다.
○ 국내 농수산업 큰 타격
중국과의 FTA 체결이 나라 전체로 보면 GDP를 끌어올리지만 분야별로는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린다.
먼저 중국과의 가격경쟁력에서 크게 밀리는 농수산물 분야는 FTA가 체결되면 타격을 크게 받을 게 뻔하다.
2004년 KIEP 연구 결과 당시 21억 달러인 농수산물 적자는 123억 달러로 무려 486%나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FTA가 체결되면 일부 고율의 관세를 매기는 중국 농산물의 관세가 크게 낮아질 수밖에 없어 일부 국내 농산물은 설 땅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한국이 산업경쟁력이 높은 자동차 철강 화학 기계 등 제조업 분야는 수출 증가로 이어져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FTA가 체결되면 제조업 수출은 26억 달러 늘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전망 때문인지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주요 회원 및 상장사 600곳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71.3%가 한중 FTA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아직은 걸음마 단계
중국은 2002년부터 한국에 FTA 체결을 요구해 왔다.
중국은 경제적 이득도 중요하지만 한국과 FTA 체결을 통해 거둘 수 있는 정치 외교 안보적인 효과도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농민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단기적으로는 수출보다는 수입이 늘어 무역흑자가 줄 것으로 분석되자 한국 정부는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다.
양국은 지난달 22, 23일 베이징(北京)에서 양국 정부와 업계, 학계 인사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중 FTA 산관학(産官學) 공동연구 제1차 회의’를 열었다. 양국은 올해 안에 2차례 이상의 추가 회담을 거쳐 공동보고서를 작성할 예정이다.
한국은 1차 회의에서 상품 교역뿐 아니라 서비스, 투자, 지식재산권과 정부조달을 포함한 포괄적인 개방과 쌀 등 민감한 품목의 예외를 희망했다. FTA 없이도 한중 무역이 급증해 온 만큼 이 협상을 계기로 비관세 장벽의 철폐를 얻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중국은 FTA가 중국의 자동차 철강 화학 기계 등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면서 양국 업계 간의 대화채널 구축을 제의했다. 중국은 FTA가 체결되면 한국의 첨단기술 습득이 용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국은 이르면 내년부터 정식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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