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대다수 의원은 FTA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 탈당파인 민생정치모임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농어업 분야 협상 결과를 보고받기 위해 열린 농림해양수산위원회에서는 정당에 관계없이 의원들이 “정부가 다 내줬다”며 한목소리로 FTA 협상 결과를 비판했다.
▽통외통위=김현종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양국이 ‘한반도 역외가공지역위원회’를 만들기로 했다”며 “이는 (표현은 없지만 개성공단에 대한) 역외가공이라는 개념을 미국이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원회는 역외가공을 할 때 언제, 어떤 조건으로, 어느 지역으로 할 것인지 3가지만 결정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역외가공 지역 지정을 통해 특혜관세 부여를 원칙적으로 인정하는 별도의 부속서를 채택했다”며 “위원회는 협정 발효 후 1년 뒤 개최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 의회의 수정 요구에 따른 재협상 가능성에 대해 “FTA는 일단 타결이 되면 재협상은 원칙적으로 없다. 재협상은 할 수 없다는 것을 미국에 강하게 얘기했다”면서 “국민이 반대하면 국회 비준이 안 될 수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이 농업 피해 대책을 묻자 “협상하면서 제일 마음이 아팠던 게 농민이다. 혁명적 대책이 필요하며 농림부 장관과 함께 대통령을 설득하겠다”고 답변했다.
민생정치모임 최재천 의원은 “유전자조작생물체(LMO) 수입 시 안전성 검사와 수입 승인 절차를 생략하는 등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6개 항에도 합의한 게 사실이냐”고 따졌다.
이에 김 본부장은 “유관 부서에서 별도 합의문 형태로 작성할 것으로 안다”며 “5개 항은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고 1개 항은 한국의 생물다양성 협약 가입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계속 논의키로 했다”고 대답했다.
김 본부장은 우여곡절 끝에 타결된 FTA 협상의 뒷얘기를 공개했다.
그는 “노 대통령은 개방 철학이 굉장히 확고하다”며 “협상을 하면서 여러 차례 어려운 시점이 있었는데 노 대통령이 확고하게 저를 밀어줬고 그래서 타결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 대통령은 ‘FTA가 되든 안 되든 정치적 부담을 안을 테니 협상팀들은 장사꾼이 장사하는 사고와 논리로, 모든 것에 경제논리를 갖고, 얻을 수 있는 것과 줘야 할 것을 잘 계산해 협상하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협상 시한을 하루 앞둔) 30일 밤 상황이 아주 좋지 않아 ‘결렬로 끝나는 게 아닌가’ 할 정도였다. 그때 양국 정상 간 통화가 있었다”며 “양국 정상 간 담판이 반전의 계기로 작용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당시 노 대통령은 쇠고기 수입 문제와 관련해 ‘국제수역사무국의 권고를 존중해 합리적 수준의 개방 의향이 있고, 합의에 따르는 절차를 합리적 기간 내에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이것이 이면 합의는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등이 FTA 청문회 개최를 주장해 진통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대다수 의원은 상임위별 보고를 받으면서 교섭단체 간 협의를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농해수위 “농업 기업화등 대책 내놔라”
朴 농림 “뼈있는 쇠고기 원칙적 불허”
▽농해수위=권오을(한나라당) 위원장은 “이번 협상은 농업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며 이런 협상을 받아들일 농어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광원 의원은 “단순한 소득 보전 수준의 대책으로는 농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며 “농민들을 ‘농업 기업’에 근로자로 취직시키는 농업 기업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이영호 의원은 “정부가 기초 조사가 잘못된 상태에서 피해액을 산출해 엉터리 자료를 내놓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홍수 농림부 장관은 “농업 분야 피해가 불가피하지만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될 경우 한우) 소값이 20% 정도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 FTA 체결 이후에도 뼈 있는 쇠고기 수입은 안 된다는 방침에 변화가 없느냐’는 질문에 “원칙적으로 그렇다.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새로운 위생 조건이 체결되기 전에는 이전의 조건이 우위”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장관은 수입을 재개할 경우 일본처럼 ‘20개월 미만 쇠고기’로 규정을 강화하는 문제에 대해 “일본은 이미 광우병이 발생했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다”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한우는 국내 시장에서 고급육으로 자리 잡고 있어 수입 쇠고기가 들어와도 시장 점유율을 지킬 것이며, 제주 감귤은 작물뿐만 아니라 관광 사업적 가치도 커 사업 보전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