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연합군 美시장 뚫는다

  • 입력 2007년 4월 6일 02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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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계기 뉴욕-LA등서 대규모 상품전 잇달아

경제 단체와 수출 진흥기관들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미 FTA 타결을 계기로 대미(對美) 수출을 늘리기 위해 미국 현지에서 대규모 전시회와 무역 상담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다음 달 15일과 16일 미국 뉴욕의 펜실베이니아 파빌리온 전시장에서 ‘한국수출품 전시상담회’를 개최한다. 무역협회가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진흥공단, 중소기업중앙회, KOTRA, 해외한인무역협회(OKTA) 등과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 행사에는 전기·전자, 정보기술(IT), 식품, 소비재, 아이디어상품 등 다양한 업종의 75개 유망 중소기업이 참가해 자사 제품을 소개하고 미국 바이어들과 상담을 벌이게 된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 주최로 미국에서 전시회나 상담회가 열린 적은 있었지만 중소기업 관련 기관이 총동원돼 대규모로 유망 중소기업의 상품을 소개하고 바이어들과의 상담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는 처음이다.

권영욱 무협 무역진흥본부장은 “한미 FTA 협상 타결을 염두에 두고 기획된 이 행사는 물리적 거리와 문화적 차이, 격심한 경쟁 때문에 미국 진출을 주저하던 중소기업이 세계 최대의 미국시장에 도전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KOTRA도 한국 기업의 미국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9월 댈러스에서 유망 전자제품 제조업체 50개사가 참가하는 ‘북미 전자유통망 진출 전시상담회’를 개최한다.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는 로스앤젤레스에서 80여 개 직물 및 의류업체가 참가하는 ‘LA 한국섬유주간’ 행사를 할 계획이다.

또 올해 6차례에 걸쳐 미국 자동차산업의 메카인 디트로이트에서 ‘한국 자동차부품 플라자’ 행사를 개최해 국내 부품업체와 미국 완성차업체 간 상담을 주선한다.

경제단체들은 FTA 체결에 따라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정부 조달시장의 선점을 위해서도 ‘공동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KOTRA, 무협, 대한상공회의소, 여성경제인연합회 등은 5일 발족되는 ‘해외 조달시장 진출 자문위원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국내 기업의 해외 조달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구조조정 압력 커질 것” 삼성경제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개방이 확대되면 시장경쟁이 촉진돼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압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5일 ‘한미 FTA 협상 타결과 한국 경제의 미래’ 보고서에서 “한미 FTA 협상 타결은 우리나라의 개방 정책이 강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우리 경제가 과도한 중국 의존에서 탈피하고 미국과 경제적으로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의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이어 “한미 FTA로 개방이 확대되면 시장경쟁 압력이 높아져 기업에 구조조정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경쟁력을 갖춘 수입 상품과의 경쟁,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과의 경쟁 등은 외환위기 이후 몇 년이 지나면서 부진해진 기업 구조조정을 다시 촉진하는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FTA 협상 의제는 상품의 교역구조는 물론 산업 및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FTA를 추진하면서 상품 교역에 따른 이익에만 관심을 집중하면 안 된다”며 “내부 자극이 부족한 상황에서 FTA를 산업 고도화의 계기로 활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한미 FTA를 계기로 기업 규제를 선진화하고 주요 경제권과의 FTA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또 한미 FTA 반대론에 대해서는 △개방 자체에 대한 반대 △농업 피해에 대한 우려 △미국식 경제모델 도입에 대한 거부감 △협상 절차와 내용에 대한 비판 △다자 간 무역체제를 위협한다는 주장 등으로 나눠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농업 분야와 관련해 “1992년 이후 지난해까지 130조 원이 넘는 예산이 농업에 투입됐음에도 효과는 미흡했다”며 “농업이 더 효율적인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어떤 품목을 육성하고 축소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하며 이러한 결정은 시장 기능에 맡기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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