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어느 한쪽에 유리하지 않다"

  • 입력 2007년 4월 6일 15시 45분


김주형 LG경제연구원장은 6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특별히 한 나라에 유리한 협정은 아니다"며 "한미FTA의 효과는 발효 즉시 수출이 급증하는 등의 형태로 즉각 나타나기 보다는 장기적"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장은 이 날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미FTA를 계기로 향후 유럽연합(EU)이나 중국과 FTA를 성공적으로 체결해 우리나라가 무역 허브로 도약하거나 개방을 통한 내부시스템 개혁에 성공한다면,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경기와 관련, "올해 우리 경기가 많이 하강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글로벌 유동성의 확장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고, 미국 경기 하강이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신흥 개발도상국에 생각보다 영향을 적게 미쳐 경기 하강 폭이 얕다"면서 "2004년 이후 큰 조정 없이 이뤄진 경기확장이 계속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확산되면서 내년 우리 경제는 올해보다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전 세계적으로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는데도 유동성은 증가하고, 이에 따라 더 많은 투자와 소비가 이뤄지는 등 경기가 쉽게 꺾일 것 같지 않아 세계 경제 과열이 의외로 길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연구원은 당초 올해 1분기로 예상했던 경기 저점이 2분기나 3분기로 늦춰질 것으로 예상하고, 저점이 늦춰짐에 따라 경기주기가 길어졌다기 보다 세계 경기가 꺾이지 않음에 따라 저점이 옮겨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장은 "최근 금리가 올라가는데도 세계경기가 꺾이지 않고, 사모펀드나 헤지펀드 등에 돈이 많이 몰리고 있어 과연 이 같은 추세가 언제까지 계속 갈지 불안하다"며 "해외 펀드매니저들은 돈이 들어오니까 투자를 하는데 이게 과열되면 자칫 연쇄적이고 글로벌한 시스템 붕괴가 올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그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과 관련, "경제라는 게 일직선이 아니며, 어떤 정책도 너무 지나치면 사회통합이 저하된다"며 "성장 관점에서는 아쉬운 점이 없지 않고 외환위기 이후의 개방 흐름이 지연됐다고도 할 수 있지만 나름의 논리에 따라 필요한 시기에 소외부문을 배려해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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