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자동차판매협회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내의 신차(배기량 660cc 이하 경차 제외) 판매대수는 358만7929대로 2005년보다 8.3% 줄었다.
1977년 이후 29년 만의 최저라는 형편없는 성적표다. 신차가 가장 많이 팔렸던 1990년에 비하면 60%에 불과한 판매량이다.
도요타 닛산 혼다 등 ‘빅 3’도 예외가 아니었다.
닛산과 혼다는 판매대수가 각각 17.0%와 12.6% 줄었다.
도요타는 일본 시장점유율이 사상 최고인 48.5%까지 치솟았지만 판매량이 늘어서가 아니다. 판매 감소율이 6.6%로 다른 기업들보다 낮았던 덕분이다.
이 같은 ‘신차 불황’을 경기(景氣)로는 도저히 설명할 길이 없다. 신차 판매대수는 2002년 이후 4년 연속 줄었지만, 전체 경기는 2002년 2월 이후 사상 최장(最長)의 확장국면을 이어 가는 중이다.
3일자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신차 불황의 원인으로 저(低)출산율, 고령화에 따른 젊은층 인구 감소를 꼽았다. 새 차를 처음 사는 주된 연령대인 20∼24세 인구가 1994년의 998만 명에서 2006년에는 731만 명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구 구조가 일본 자동차 시장의 현실을 100% 설명해 주지는 못한다. ‘콧노래’를 부르는 기업도 있기 때문이다.
일본 신차 판매 추이 | |
연도 | 판매대수 |
2000 | 4,119,274 |
2001 | 3,979,834 |
2002 | 4,043,464 |
2003 | 4,029,315 |
2004 | 3,939,733 |
2005 | 3,913,183 |
2006 | 3,587,929 |
자료: 일본자동차판매협회연합회 |
둘째, 최고급 외국차 메이커다. BMW의 지난해 판매대수는 4만9014대로 전년보다 9.0% 늘었고 메르세데스벤츠는 4만9713대로 7.7% 증가했다.
셋째, 2005년과 지난해 전반 쓴맛을 톡톡히 본 도요타의 고급차 브랜드인 렉서스다.
2005년 8월 ‘GS’ ‘IS’ ‘SC’ 등 3개 모델을 투입해 일본 시장에 처음 뛰어든 렉서스는 그해 2만 대를 판다는 목표를 절반밖에 못 채웠다. 렉서스가 월 4000대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하며 BMW 등과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은 지난해 9월 최고급 차종인 ‘LS460’을 투입하면서부터다.
가장 고급스럽거나, 가장 저렴한 차만 승리하는 시대. 일본 자동차 시장을 읽는 키워드는 양극화인 셈이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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