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협상해 본 전문가 전면에 배치
금융 분야 협상을 맡았던 문홍성 재정경제부 외화자금과장, 서비스 분야의 김영모 재경부 통상조정과장은 1990년대 초 각각 재무부 관세협력과 사무관, 주(駐)제네바 대표부 사무관 시절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을 치렀다. 이들은 1997년 각각 재경원 국제금융과, 금융협력과의 고참 사무관으로 외환위기 관련 협상에도 참여했다. 상품 분야 김준동 산업자원부 FTA 팀장은 2001년 자본재 통상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유럽연합(EU)과 조선 분쟁, 미국과 철강 분쟁 등을 겪으며 협상력을 키웠다. 농업 분과장을 맡았던 배종하 농림부 국제농업국장은 사무관 시절 UR 협상에 참여했고 통상협력과장 등을 거쳐 2005년부터 현재 자리를 맡아 전문성을 키워 왔다.
●화내지 말고 정연한 논리로 승부
많은 경험에서 우러난 다양한 협상의 기술은 이번에 큰 힘을 발휘했다.
기본적인 원칙은 화를 내지 말고 정연한 논리로 승부하라는 것. 화를 내는 것은 논리가 부족해 억지를 부리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협상단은 ‘체력의 우위’를 갖고 있는 미국 측에 허점을 보이지 않기 위해 계속되는 새벽 협상에서도 구겨진 양복을 다려 입고, 머리를 가다듬고 협상에 참석했다. 악수할 때 절대 허리를 굽히지 않기, 협상장에는 항상 한국 측 인원수가 많게 하기 등 ‘기(氣)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전략도 구사했다.
●홈그라운드 이점을 최대한 이용
김종훈 한국 측 수석대표는 최근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마지막 협상을 서울에서 한 것이 큰 도움이 됐는데 이는 작전이었다”고 소개했다.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이용하려는 한국 협상단의 의도가 적중한 셈이다.
또 미국 내에서 코너에 몰려 한미 FTA 체결이 간절히 필요한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속내를 읽고 막바지까지 ‘벼랑 끝 전술’을 씀으로써 상당한 양보를 얻어내기도 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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