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넘어갈 만도 했지만 신 행장은 “음식의 수요 예측을 잘못했다. 수요 예측은 효율적인 은행 경영의 기본”이라며 직원들에게 ‘쓴소리’를 했다. 이 자리에 있던 신한은행의 한 임원은 “그동안 (신 행장이) 직원들에게 좀처럼 질책을 안 했기 때문에 작은 꾸중도 크게 느껴진다”고 했다.
신 행장이 달라졌다.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통합 1주년을 기념한 이날 등반에서 신 행장은 ‘효율’이란 말을 유독 많이 썼다. 두 은행의 통합은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수익과 비용을 잘 따져 효율적인 은행을 만들겠다는 설명이었다.
신 행장은 조직 정비에 대한 열의도 내비쳤다.
그는 “직무 능력이 떨어지는 직원의 임금을 70% 이상 삭감하고 경우에 따라 자동 퇴출시키는 ‘역직(役職) 제도’를 본격적으로 시행할 것”이라며 “노조와의 협의가 원만하게 진행되면 연내에 적용하겠다”고 했다.
또 “옛 신한은행과 조흥은행 지점이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중복 점포’는 효율성이 높은 위치로 통합, 재배치하고 있다”며 “당분간은 인력 해고가 없겠지만 비용절감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의 구조조정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조직문화가 삼성그룹과 비슷하다고 해서 ‘국내 은행권의 삼성’이라는 말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신 행장은 “아직 삼성처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은행은 없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시대를 맞아 해외에서도 경쟁력 있는 상품 개발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제주=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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