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대출 보험사로 몰려

  • 입력 2007년 4월 9일 03시 04분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권의 부동산담보대출은 줄었지만 보험사의 관련 대출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10개 손해보험사의 부동산담보대출 잔액은 1월 말 현재 4조598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4.4% 늘었다.

회사별로는 현대해상이 34.6% 늘어나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이어 △동부화재 24.6% △LIG손해보험 18.1% △삼성화재 11.7% △한화손해보험 6.1%의 순이었다.

생명보험사의 1월 말 현재 부동산담보대출 잔액도 13조5622억 원으로 1년 전보다 7.2% 늘었다. 동부생명이 181.3% 급증한 것을 비롯해 △동양생명 143.8% △삼성생명 16.9% △금호생명 15.2% △교보생명 11.6% 등이었다.

부동산담보대출 중 땅이나 빌딩 등을 제외한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금융감독원 집계 결과 은행권은 3월 28일 현재 218조2000억 원으로 2006년 말 217조 원에 비해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보험사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14조3000억 원에서 14조9000억 원으로 4.2% 늘었다.

보험사의 주택담보대출은 은행과 거의 같은 조건이지만 빚을 갚을 능력을 따져 대출금액을 제한하는 DTI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

당초 감독당국은 올해 1월 ‘1·31부동산대책’ 당시 보험사, 저축은행 등도 DTI 규제 대상으로 검토했으나 “전 금융권을 한꺼번에 규제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제2금융권 대출 규제는 유보했다.

이에 따라 대출모집인들의 대이동도 일어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모집인 300여 명 가운데 올해 들어서만 100명 이상이 떠났다”며 “이들 대부분이 보험회사 또는 외국계 대부업체로 옮겼다”고 전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