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체결로 대미 무역흑자 늘어나나

  • 입력 2007년 4월 9일 15시 23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양국간 무역, 특히 무역수지와 관련해서는 양국중 어느 나라가 더 유리할까.

아직 구체적 양허안을 토대로 한미 FTA가 양국간 교역에 미칠 영향에 대해 추정한 신빙성있는 자료는 제시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 제조업 분야에서 약간 유리할 수 있지만 농산물 등 여타 분야를 모두 포괄하면 적어도 무역수지라는 측면에서는 한국보다는 미국에 유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 KIET "제조업만 보면 연 7억5000만 달러 개선"

산엽연구원(KIET)은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콘티넨털호텔에서 열린 한미 FTA 산업전략 보고대회에서 관세인하 효과만으로 대미 수출이 연평균 10억8000만 달러, 수입은 6억 달러 늘어나 대미 무역수지가 연평균 4억8000만 달러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생산성 향상 효과를 고려하면 수출과 수입 증가분이 각각 13억3000만 달러, 5억8000만 달러씩 늘어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연평균 7억5000만 달러씩 증가할 것이라는 게 KIET의 전망이다.

KIET는 7대 전략산업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한 결과 자동차 분야의 무역흑자 확대폭이 7억4100만 달러, 섬유와 전기 전자가 각각 1억6000만 달러와 22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화학과 일반기계분야는 대미 무역수지가 각각 7100만, 5500만 달러 줄어들고 철강분야는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이 FTA를 체결하는 목적이 수출 증가에 중점을 둔 것이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무역수지에 이롭다는 것이 KIET의 분석이다.

효과를 산정한 산업연구원 김도훈 박사는 "이는 양허안을 토대로 제조업 분야에 미치는 효과만 산출한 것"이라며 "농업 등 여타분야의 영향은 계산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 KIEP. 美ITC "무역수지 미국이 득"

하지만 제조업외에 전체 교역을 염두에 두고 계산한다면 적어도 무역수지는 미국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더 우세한 편이다.

한미FTA를 이론적으로 뒷받침해온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해 내놓은 '한미FTA의 필요성과 경제적 효과' 보고서에서 한미FTA로 단기(정태) 효과로나 자본축적을 고려한 동태적 장기효과로나 무역수지는 미측에 더 유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미 수출 증가율보다 수입 증가율이 2배 이상 빠르게 나타나면서 단기적으로는 대미 무역수지가 42억 달러, 중장기적으로는 51억 달러 줄어들 것이라는 게 KIEP의 추정이다.

KIEP 연구팀은 "우리나라의 관세율이 미국의 관세율보다 높은 탓에 FTA 체결 이후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체적 분석 모델이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무역수지가 미국측에 유리할 것이라는 데는 미국측도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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