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회와 미국 의회의 FTA 비준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뉴욕타임스가 8일 한미 FTA 분석기사에서 미키 캔터 전 미 상무장관의 발언을 인용해 이 같이 전망했다.
캔터 전 장관은 "한국의 지정학적인 민감성, 그리고 북한의 존재를 감안하면 미국 의회가 한국과의 FTA를 거부하기가 무척 어려울 것"이라며 "FTA 문안의 구체적인 조항과는 상관없이 어떻게 해서라도 이를 통과시켜야 한다는 압력이 있으며, 이 같은 압력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미 FTA에 대해 미국이 지금까지 맺은 양자간 FTA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요르단, 바레인, 모로코와 맺은 FTA는 경제적 목적보다는 전략적 목적에 의해 이뤄졌지만 경제규모가 이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한국과의 FTA는 미국에게도 실질적인 시장개방을 향한 중요한 진전이라는 것.
이와 함께 한미 FTA가 미일간 FTA 논의를 촉진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킴벌리 엘리엇 수석연구원은 "한미 FTA가 의회를 통과하면 일본이 미일 FTA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은 한미 FTA가 미국에게 중요한 이유로 한국의 지난해 수출규모가 2830억 달러로 인도의 3배에 달하고 세계에서 경제규모 기준으로 하위 118개 국가의 총 수출과 맞먹을 정도로 크다는 점을 들었다.
그렇지만 한미 FTA가 미국 의회 비준 과정에서 많은 난관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조지 W 부시행정부에서 국제담당 재무차관을 지낸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는 "노조를 중심으로 이미 반대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으며, FTA 조항을 수정하려는 압력도 거세다"며 "이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편 한미 FTA가 진전이 없는 다자간협상인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라운드 협상에서 벗어나 양자 협상으로 흐름을 돌리는 상징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미 FTA 같은 양자협정이 계속 이뤄지면 WTO 협상은 갈수록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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