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전화는 인터넷 회선을 이용해 음성 통화를 하는 서비스입니다. 요금이 저렴하거나 무료라서 요즘 사용자가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인터넷 전화 서비스인 '스카이프'의 이용자는 1억7000만 명이나 됩니다.
회사원 김준현(29)씨는 요즘 인터넷 전화를 통해 만난 아시아권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재미에 푹 빠져 있습니다.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각국 출신의 친구가 30여 명이나 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처음엔 영어로 대화를 하던 친구들이 슬슬 한국어로 이야기를 걸어왔다는 점입니다. 김씨의 친구들은 한류(韓流) 열풍의 영향으로 접한 우리 드라마와 영화에서 한국말을 배웠다고 합니다. 한국어 학원에 다니는 경우도 있답니다.
국적이 다른 외국인들이 자기들끼리도 한국어로 대화를 하기도 합니다. 대화명과 자기소개까지 한국어로 해놓는 사람도 있습니다. 한류 덕분에 아시아권 이용자들에게 한국인 친구의 인기가 아주 높아졌다고 하네요.
김준현 씨의 이야기는 두 가지 점에서 시사점이 있습니다.
우선 한류로 한국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굳이 영어를 배우지 않아도 되는 영국인이나 미국인이 부럽다는 생각은 대부분 다 해보셨을 것입니다. 이제는 많은 수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위상도 높아져 한국어를 하는 외국인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개인적 교류의 무대가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만 합니다. 지난해 9월 만났던 이탈리아 로마대학의 한 교수는 "인터넷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이탈리아에서는 외국인 친구 사귀기와 영어 배우기 붐이 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구촌'이란 말은 오래 전에 나왔지만 진정한 글로벌화는 정보기술(IT)의 발전과 함께 이제야 시작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저도 오늘 저녁에 인터넷 전화로 외국인 친구나 한번 사귀어볼까 합니다. 영어 단어를 생각해 내느라 머리를 짜내지 않아도 된다는 게 생각만 해도 즐겁네요.
문권모기자 mike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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