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의사 선생님, 요즘 ‘실탄’ 필요하시죠” 영업 박차

  • 입력 2007년 4월 12일 03시 01분


《“‘메디노블스(Medinobles)족(族)’을 잡아라.” 국내 은행들이 의사 약사 등 고소득 의료인을 뜻하는 ‘메디노블스’에 주목하고 있다. 대체로 고액 자산가에 속하는 이들은 평소에도 비싼 의료기기를 구입하기 위해 은행 대출 수요가 많았던 고객. 특히 이달 개정 의료법 발효와 함께 의료 광고가 대폭 허용되면서 병원 홍보를 염두에 둔 의료인 대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은 기존 의사 대상 신용대출상품인 ‘닥터론’과 약사 대상의 ‘팜론’뿐 아니라 새로운 카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메디노블스 유치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 의사와 약사를 콕 찍어 유혹하는 카드

외환은행은 전문 의료인 대상의 플래티넘 카드인 ‘메디노블스’ 카드를 최근 선보였다.

의사 약사 한의사 수의사 자격증 소지자가 가입 대상으로 월 사용금액 한도가 3000만 원에 이른다.

약품이나 의료기기를 구매하면 거래 금액의 0.7%를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포인트로 적립해 주고 상시 2, 3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제공된다.

박효진 외환은행 카드 마케팅팀 차장은 “의사 약사들은 대개 카드 사용금액이 연간 1억 원 이상, 금융자산이 2억 원 이상”이라며 “골프장 예약과 호텔 무료주차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도 특징”이라고 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부터 대한치과의사협회와 손잡고 치과의사들을 위한 ‘신한 대한치과의사협회 플래티늄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협회 회비 납부 등 회원 업무관리 서비스와 다양한 스마트카드 기능이 제공되는 이 카드는 환전수수료 면제와 골프 종합보험 등의 무료 가입 혜택이 있다.○ ‘신용대출 금리 낮춰 의사 고객 유인’

은행들은 메디노블스 대상의 신용대출 금리를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으로 낮추는 추세다. 국내 닥터론의 효시는 하나은행이 1993년 선보인 ‘닥터 클럽’으로 지난달 말 현재 대출 잔액이 1조6997억 원에 이른다. 이 ‘효자 상품’은 개업 의사가 은행에서 최고 신용등급을 받으면 최저 연 5.77%의 조건으로 3억3000만 원까지 무보증으로 빌릴 수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닥터론에 대해 이달 30일까지 수수료를 20% 깎아 주고 신규 대출금리를 0.1%포인트 낮춰 주는 금리 인하 이벤트를 펼친다. 신한은행의 ‘탑스 전문직 우대론 닥터클럽’은 의사 한의사 군의관 등에게 연소득의 150%, 2억 원까지 연 6.44∼7.44%의 금리로 대출해 준다.

우리은행의 ‘우리 메디클럽 대출’은 이 은행이 선정한 병원의 의사 약사 간호사 사무직원 등으로 의료인 고객 범위를 넓혔다. 지난해 3월 상품을 선보인 이후 이달 10일까지 1813억 원의 대출 실적을 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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