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로펌 대응은

  • 입력 2007년 4월 13일 03시 05분


“한국 로펌, ‘고객’과 ‘인재’를 잡아야 산다.”

본보의 인터뷰에 응한 글로벌 로펌의 변호사들은 법률시장 개방을 앞둔 한국 로펌에 집중해야 할 두 가지로 고객과 인재를 꼽았다.

박진혁 변호사는 “로펌의 경쟁력은 실력이 얼마나 있느냐와 어떤 고객을 확보하고 있느냐 이 두 가지가 전부”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로펌들이 영향력 있는 고객을 확보하면서 크게 성장한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 예를 들어 ‘설리번 크롬웰’ 로펌은 원래 유명하지 않았으나 골드만삭스를 고객으로 끌어들이면서 크게 성장했다. 또한 ‘데이비스 포크’는 모건스탠리, ‘심프슨 새처’는 JP 모건이라는 크고 우수한 고객과 관계를 맺으면서 성장했다.

김갑유 변호사는 “첫째는 고객에 대한 관계에서 경쟁력을 갖추어야 하고, 둘째는 변호사 리크루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알렌 김 변호사는 “한국 로펌들은 리더처럼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강한 조직을 만들려면 리더와 구성원 모두 조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미래의 성공에 따른 소득의 분배도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릭 윤 변호사는 “고객에게는 로펌의 국적이 아니라 서비스의 질과 가격이 중요하다. 글로벌 로펌들은 점점 영역을 확장해 가고 있는 한국 기업과 금융사들에 효율적이며 필수적인 시야와 깊이를 갖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규모의 문제도 매우 중요하다는 게 글로벌 로펌 변호사들의 생각이다.

박진혁 변호사는 “한국의 5대 로펌은 당분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미국 법률사무소가 서울에 소규모 지사를 설립해서 그 사무소를 통해 몸집을 불리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 로펌들이 서울에 들어올지의 문제는 한국의 시장이 얼마나 커지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소규모 로펌들은 몸집을 키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독일의 법률시장이 개방됐을 때처럼 토종 로펌들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규모를 키운 로펌들은 살아남았다.

클리어리 고틀리브(홍콩)의 한진덕 변호사는 “법률시장이 곧 개방된다는 식의 이야기는 15년 전부터 있어 왔던 것”이라며 “한국 로펌들이 뭔가 준비를 해야 할 것이 있다면 벌써 충분히 했을 것”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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