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코니 확장 등 11가지 고르세요”
마이너스 옵션제 아파트가 선보이는 것은 인천시가 조례를 개정해 지난해 9월 20일 이후 사업 승인을 신청한 아파트는 의무적으로 이 제도를 시행하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마이너스 옵션제란 아파트 내부 마감재 등을 입주자 기호에 따라 개별적으로 구입해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취향에 맞는 마감재 등을 선택해 설치하고 시공사는 그 비용만큼을 분양가에서 빼 준다.
인천시는 장판, 벽지, 조명기구, 발코니 확장, 가구, 주방용품, 욕실마감재, 가전제품 등 모두 11가지를 마이너스 옵션제가 가능한 품목으로 규정했다.
마이너스 옵션제가 적용되면 아파트 준공 후 입주민이 실내를 뜯어 고치면서 발생하는 자원 낭비와 추가 비용을 막을 수 있다. 또 분양가 인하에 따른 취득세와 등록세를 줄일 수 있다.
인천에서는 풍림산업이 5월 남구 학익동에서 분양하는 국내 최고층 아파트(707채)인 ‘엑슬루 타워’가 가장 먼저 마이너스 옵션제 적용을 받는다. 일반 아파트로는 국내 최고층인 53층으로 25평에서 91평까지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된다.
사업 승인 신청 단계에 있는 소래·논현지구 한화 에코메트로 2, 3차(1만2300채)와 송도국제도시에 짓는 GS자이(1069채)도 적용을 받는다.
시는 마이너스 옵션제가 적용되면 6∼7%가량 분양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으로 실내건축공사업에 등록된 인천지역 165개 업체 명단을 모델하우스에 비치해 입주예정자가 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옵션 종류와 가격도 함께 공개해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편의를 위해 마루나 벽지, 타일과 욕조 등 2, 3가지 품목을 패키지로 묶어 시공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이 제도에 대해 부정적이다.
대한주택건설협회 인천시회는 인천시가 모든 신축 아파트에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한 마이너스 옵션제를 업계 자율에 맡기도록 해 달라는 내용의 건의서를 냈다.
인천지역 건설업계는 이 제도가 법적 근거 없이 지방자치단체의 지침만으로 시행하는 과도한 규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파트 입주 후 하자가 발생했을 때 보수 주체와 책임 소재 등이 불분명한 문제가 뒤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시 주택건축과 이풍우 주택팀장은 “마이너스 옵션제가 특정인에게 혜택을 주는 제도라면 위법성이 있지만 상당수 시민에게 이익이 되는 등 공익성이 높은 만큼 이 제도의 시행에 문제가 없다”며 “마이너스 옵션 항목이 전체 분양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10% 선에 이르는 만큼 분양가 공개 등의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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