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협상 타결의 수혜자로 여겨지던 미국 자동차 국내 수입업체들이 협상 타결 이후 오히려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2004년 초 정부가 자동차 특별소비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소비자들이 구입을 미뤄 수개월간 판매가 30%나 줄었던 ‘악몽’도 떠올리고 있다.
13일 수입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미 FTA가 발효되면 2년 정도는 있어야 하지만 일부 소비자는 ‘자동차 관세 즉시 철폐’라는 협정 문구 때문에 자동차의 가격이 곧 인하되는 것으로 알고 가격 할인을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브랜드의 수입차 매장에는 할인 시기와 할인금액을 물어 보는 고객들의 전화가 수시로 걸려 오고 있으며 계약을 미루거나 해지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GM코리아 우현 부장은 “할인을 요구하는 고객들을 설득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며 “FTA 발효 시기가 다가올수록 판매가 줄어들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업체들은 한미 FTA 체결 적용을 받지 않는 유럽산 모델들에 대한 해명에도 진땀을 흘리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차종을 대부분 유럽이나 멕시코 공장에서 들여오고 있어 무관세 효과를 볼 수 없어 난감해하고 있는 것.
다임러크라이슬러는 15개 모델을 국내에서 팔고 있지만 미국에서 생산된 모델은 크라이슬러 ‘세브링’, 도지 ‘캘리버’ 등 5개 모델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오스트리아 멕시코 캐나다 등지에서 가져오고 있다.
포드코리아가 판매하는 10개 중 링컨 ‘MKZ’와 ‘MKX’는 멕시코와 캐나다산이고, 8월경부터 판매할 포드 ‘뉴 몬데오’와 ‘S맥스’는 벨기에 공장에서 생산된다. GM의 캐딜락 ‘BLS’도 스웨덴산이다.
이 업체들은 앞으로 다양한 할인 혜택이나 서비스를 도입해 판매 감소를 막는다는 전략이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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