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Rush]‘현대차〓고급차’ 속도낸다

  • 입력 2007년 4월 16일 03시 03분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빠르게 중국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다. 쏘나타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베이징 시가 추진하는 택시교체사업의 표준 선택 품목으로 채택됐다(첫번째).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XD)는 중국 공안부의 공안차량(경찰차) 용으로 쓰이고 있다(두번째). 현대모비스 장쑤법인의 직원들이 운전석을 생산하고 있다(세번째). 사진 제공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빠르게 중국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다. 쏘나타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베이징 시가 추진하는 택시교체사업의 표준 선택 품목으로 채택됐다(첫번째).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XD)는 중국 공안부의 공안차량(경찰차) 용으로 쓰이고 있다(두번째). 현대모비스 장쑤법인의 직원들이 운전석을 생산하고 있다(세번째). 사진 제공 현대차 현대모비스
국내 주요그룹의 중국 진출 전략 <2>현대

“중국 자동차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연구개발 지원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겠다.”

지난해 4월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北京)현대차 제2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중국시장에 대한 지속적이고 공격적인 투자를 다짐했다.

지난해 현대차의 전체 판매 대수는 252만4121대. 이 중 11.5%에 해당하는 29만여 대가 중국에서 판매됐다.

2002년 첫 진출 당시 EF쏘나타 1002대 판매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장이다. 중국은 이제 미국과 유럽에 이어 현대차의 3대 시장으로 떠올랐다. 베이징현대차 제2공장이 올해 말 완공되면 2008년엔 중국 시장에서 2위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다른 계열사들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성장의 계기로 삼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현대속도’ 중국인을 사로잡다

현대차는 2002년 12월 첫 중국산 쏘나타를 시장에 선보이며 ‘베이징현대차’ 시대를 열었다. 이후 ‘현대속도’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2004년 5월 누적판매대수 10만 대, 2006년 4월 50만 대를 돌파해 화제가 됐다.

베이징현대차의 쏘나타와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XD)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베이징 시가 추진하는 택시 교체사업(6700대 규모)의 표준 선택 품목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현대차가 베이징의 상징으로 떠오른 셈이다.

현대차의 빠른 성공은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과 현지밀착형 마케팅, 신뢰 구축 등이 큰 역할을 했다.

베이징현대차는 첫 번째 중국 생산 제품으로 쏘나타를 택해 ‘현대차=고급차’라는 인식을 심었다. 체면을 중시하는 중국인의 기호를 맞추기 위해 사이드에어백, 썬루프, 후방 경보장치 등 다양한 편의장치를 추가했다.

또 중국 전역에 퍼져 있는 딜러망을 이용해 전시장, 서비스, 부품, 서비스 피드백이 한곳에서 이뤄질 수 있게 했다.

신의를 중시하는 중국인의 특성에 맞춰 믿음직한 기업 이미지를 강조하는 활동도 벌이고 있다. 특히 2003년 중국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으로 국가적인 위기에 직면했을 때 베이징현대차가 사스퇴치대책본부에 업무용 차량을 기증한 사례는 유명하다.

1992년부터 중국 옌지(延吉)에서 운영되고 있는 정비교육기관 ‘현대·기아차 옌지기술훈련원’도 장기적인 신뢰 구축에 기여한 사례로 꼽힌다.

○기아차, 톡톡 튀는 감성 마케팅

기아자동차의 중국 진출 역사는 긴 편이다. 1996년 중국 위에다그룹과 ‘프라이드’ 기술 합작을 시작한 이후 2002년 둥펑기차집단과도 자본합작을 체결해 현재의 ‘둥펑위에다기아’가 설립됐다.

둥펑위에다기아는 중국인의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으로 젊은 층에 인기를 얻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천리마’. 베르나를 현지 실정에 맞게 개량해 소형차 부문 1위를 차지하는 등 ‘국민차’로 떠올랐다.

천리마는 중국의 인기 육상선수인 리우샹을 광고모델로 기용하고 스포츠마케팅, 한류마케팅, 천리마 동력대회 등의 이벤트를 펼쳐 큰 호응을 얻었다.

쎄라토는 중국에서도 노래 마케팅을 내세웠다. 국내에서 가수 싸이가 ‘쎄라∼쎄라∼쎄라∼ 쎄라토’를 외쳤다면 중국에선 인기가수 황정이 주제곡을 불렀다. 이 곡은 2005년 8월 중국 전국가요차트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쎄라토는 또 브랜드 콘셉트를 풍상(風尙·패션 혹은 트렌드를 의미)으로 잡고 풍상걸을 선발하는 등 다양한 감성마케팅으로 준중형급 시장의 강자가 되겠다는 전략이다.

둥펑위에다기아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스포츠마케팅을 좀 더 적극적으로 시도할 계획이다. 2010년까지 중국 축구국가대표팀을 공식 후원하기로 했으며 익스트림 스포츠 대회(X게임)도 후원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중국을 발판삼아 세계로

현대모비스는 올해를 ‘2010년 세계 자동차 부품업체 글로벌 톱 10 진입을 위한 경쟁력을 강화하는 해’로 선포했다. 중국을 거점 삼아 세계를 겨냥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모비스의 중국 전략은 현대·기아자동차의 성장과 발걸음을 같이하고 있다. 모듈부품 및 핵심부품 제조사업을 강화하고 중국 내 주요 물류중심지에 거점을 설립해 현대·기아자동차가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발판 역할을 하겠다는 것.

현대모비스의 첫 중국 생산은 2002년 12월 기아자동차가 진출해 있는 중국 장쑤에서 시작됐다. 이 생산법인은 천리마, 프라이드, 스포티지 등의 섀시 및 운전석 모듈을 만들고 있다.

두 번째 중국 법인은 베이징현대차 인근에 세워진 베이징모비스. 이곳에서는 쏘나타와 아반떼뿐 아니라 투싼과 베르나 차종에 들어가는 인패널을 비롯해 운전석, 섀시, 프런드 엔드 모듈 등 3대 핵심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곧 완공될 베이징현대차의 제2공장과 생산 공조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연간 30만 대 생산 규모의 모듈공장도 건설 중이다.

현대모비스는 중국 내 6개 생산법인에서 생산하는 모듈제품의 생산규모(현재 43만 대)를 향후 100만 대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모듈 생산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변속기, 제동장치, 조향장치, 에어백 등 각종 핵심부품의 현지생산 체제를 구축해 지속적인 글로벌경영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노재만 베이징현대자동차 총경리

“최고의 품질 아니면 이길 수 없어

중국인 취향 맞춰 바꾸고 또 바꿔”

걘斂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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