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플러스]“노후대비엔 부동산보다 연금이 효자”

  • 입력 2007년 4월 16일 03시 08분


노후대책을 어떻게 세워야 할까. 중장년층 중에는 은퇴한 뒤 아파트의 평수를 줄이고 그 차액으로 노후 생활을 해 나가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이러한 생각은 일견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만 타당할 뿐 장기적으로는 통하지 않을 수도 있는 방안”이라고 말한다.

국내에서 노후설계 전문가들로 통하는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강창희 소장 등에게서 합리적인

노후 대책의 방안을 들어본다.

#사례1. 3월 13, 14일 이틀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 그랜드볼룸에서 행복한 노후설계에 대한 초청강연이 열렸다.

삼성생명이 강남 거주 VIP 고객 수백 명을 초청해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대표가 강연하는 자리였다. 150석의 그랜드볼룸은 이틀 동안 빈자리가 없을 만큼 성황을 이뤘다.

우 대표가 강연하는 동안 때때로 박수가 터져 나오고 좌석 곳곳에서 공감의 고갯짓이 이어졌다. 청중은 그동안 부부 중심의 노후대책에 대한 개념이 너무 없었으며 자녀에게 모든 것을 희생하는 생활태도를 지녔던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례2. 조동식(52·서울 강서구 화곡동)-박영숙(51) 씨 부부는 연금보험으로 노후 대비를 마친 경우다. 남편 조 씨는 중소기업에 다니다 2년 전 퇴직했으며 아내 박 씨는 아직도 직장에 다니고 있다. 자녀로는 대학에 다니는 딸과 중학생인 아들이 있다.

이 부부가 받을 예상 국민연금은 남편 조 씨는 61세 때부터 월 53만 원이고, 박 씨는 62세부터 월 95만 원 수준이다. 부부가 합치면 150만 원 정도 된다. 이 부부는 8년 전 여유자금을 모두 털어 조 씨가 3000만 원, 박 씨가 1억 원을 연금보험에 들었다. 이 보험은 60세부터 종신까지 아내는 월 150만 원, 남편은 50만 원을 받는 조건이다. 국민연금과 연금보험을 합치면 이 부부는 은퇴 이후 월 400만 원을 종신으로 받는 셈이다.

박 씨는 “8년 전 이 돈으로 아파트를 한 채 사두었더라면 재산은 더 불어났을 것”이라면서도 당시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금보험에 가입해 사망시까지 부부의 노후가 보장되기 때문에 노후에 대한 심리적 안정감을 가지게 됐다는 측면에서 만족한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긴 노후 생활=2003년 현재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남자 73.9세, 여자 80.8세로 평균은 77세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의료기술의 발달, 건강 상태의 증진 등으로 매년 5개월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50세 남자의 경우 현재 시점에서 기대 수명은 76.5세지만 사망할 시점이 되면 5년 정도 더 늘어나 81.5세가 된다. 여기에 여성의 평균수명은 남자보다 7세 정도 더 길기 때문에 아내의 나이가 남편보다 평균 3세가량 적은 것을 감안하면 아내는 남편이 사망한 뒤에도 10년가량 혼자 살게 된다. 따라서 많은 은퇴 부부가 결국 노후 자금 부족 현상을 겪게 될 것이다.

▽부동산 위주의 노후대책은 위험=강 소장의 말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전체 자산의 70∼80%를 부동산으로 가지고 있으며 나머지 20∼30%도 대부분 저축성예금이나 보험으로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고령화사회에서는 필연적으로 부동산 가격의 장기적인 침체 현상이 나타난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부동산 위주로 노후대책을 세울 경우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이 위험한 이유로 출산율 저하로 부동산 매수자인 젊은이들이 줄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현재 장년 이상 세대들이 소유한 부동산이 노후 자금 마련용이든 상속용이든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경우 젊은층이 이 물량을 소화해 낼 수가 없어, 한국보다 20년 앞서 고령화가 진행된 일본처럼 부동산 가격의 하락을 피할 수 없다는 것. 따라서 전체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40% 이하로 줄이도록 자산을 재구성할 것을 충고했다.

▽자녀에 대한 투자는 합리적이어야=우 사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부모가 자녀에게 교육비에다 결혼자금과 집까지 주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며 “이 경우 보통 부모라면 절대 자신의 노후대책을 마련할 수 없게 된다”고 단언했다. 그는 현재 중년 이후의 세대는 부모를 부양한 마지막 세대이며 자식에게 부양받지 못할 첫 번째 세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 사장은 “부모가 스스로 노후 생활을 책임질 여력이 있어야 부모 자식의 관계가 건강해질 수 있다”면서 “자녀에 대한 투자는 부모가 노후를 자녀에게 기대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노후 자금이 남겨지는 범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노후 생활비의 80% 이상은 연금으로 조달=전문가들은 노후 생활비의 80% 이상은 연금에서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노후를 안심하고 보낼 수 있다고 충고했다.

연금의 구성비율은 국민연금이 30∼40%, 퇴직연금이 20∼30%, 개인연금이 10∼20%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만약 풍족한 노후생활을 원한다면 개인연금의 비율을 그만큼 높게 잡을 필요가 있다.

우 사장은 안정적인 노후 자금 조달을 위한 바람직한 자산 구성비를 부동산 40%, 주식 25%, 채권 30%, 현금 5%의 비율로 제시했다. 그는 “노후 자금 마련은 주식이나 적립식 펀드 같은 기대수익률이 높은 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위험성은 장기간의 운용을 통해 대폭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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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월 26만 원씩 13년 내면

내 집 마련 자금조달, 자녀교육비 지출 등으로 안정적인 노후 대비책을 세워 놓지 못한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런 사람들이 퇴직금 중간 정산 등으로 쥔 목돈을 개인연금에 한꺼번에 넣어 놓으면 은퇴 후 매달 얼마나 받게 될까.

30, 40대도 개인연금의 불입액과 기간, 은퇴 후 받게 되는 연금 수령액의 상관관계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인터넷 보험쇼핑몰 인스밸리의 서병남 대표에게 의뢰해 개인연금 불입액 및 불입 기간과 수령액의 상관관계를 시뮬레이션 해 봤다(위의 표 참조).

한국 사회의 성장 주역이지만 은퇴를 앞두고 있는 베이비 붐 세대(1955∼63년생)는 노후 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을까.

교보생명이 지난해 12월 자사 연금보험 가입고객 중 44∼52세인 베이비부머 22만 명의 가입 실태를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평균 42세에 개인연금에 가입해 직장에서 퇴직하는 나이인 55세까지 13년간 보험료를 내고 60세부터 연금 수령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월평균 납입액은 26만 원이었다.

이 경우 현재 공시이율 4.7%를 기준으로 하면 종신으로 매년 480만 원가량의 연금을 받게 된다. 7년을 앞당겨 35세에 연금보험에 가입하면 같은 금액을 같은 기간 동안 불입하더라도 60세부터 매년 두 배 가까운 89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정동우 사회복지전문기자 fo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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