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CEO는 ‘글로벌 블로거’

  • 입력 2007년 4월 17일 03시 00분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조너선 슈워츠 사장의 블로그(왼쪽)는 한글판을 포함해 11개의 언어로 운영된다. 영문판 블로그의 하루 평균 방문자가 7000명(한글판은 150명)에 이른다. 지멘스의 클라우스 클라인펠트 회장은 사내 전산망의 ‘CEO 코너’에 블로그(오른쪽)를 개설했다. 사진 제공 각 회사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조너선 슈워츠 사장의 블로그(왼쪽)는 한글판을 포함해 11개의 언어로 운영된다. 영문판 블로그의 하루 평균 방문자가 7000명(한글판은 150명)에 이른다. 지멘스의 클라우스 클라인펠트 회장은 사내 전산망의 ‘CEO 코너’에 블로그(오른쪽)를 개설했다. 사진 제공 각 회사
“오늘 아침 저는 몇 가지 조직개편안에 대해 발표했으며 그 배경과 앞으로 기대하는 바를 모든 직원에게 직접 전달하고자 합니다.”

미국계 다국적 정보기술업체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조너선 슈워츠 사장은 지난달 27일 자신의 한국어판 블로그에 원고지 20장 분량의 긴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부서 신설 배경과 후속 인사 시기 등을 질의응답(Q&A) 형식으로 자세히 소개했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관계자는 “사장이 올린 글을 보고 본사 조직개편의 배경이 신규 사업 강화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세계 각국의 지사 직원들과 물리적 거리감을 줄이고 일체감을 높이기 위해서다.

○글로벌 기업 CEO는 ‘블로깅’ 중

슈워츠 사장은 소문난 블로거다. 지난해 9월부터 한국어 등 11개 국어로 자신의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경영 비전은 물론 개인적인 이야기도 숨기지 않는다. 자신이 한때 박물관 경비원이었고 인도인, 웨일스인, 헝가리인, 러시아인의 혼혈이라는 것도 털어놨다. 직원들이 의견을 올릴 수도 있다.

독일계 다국적기업인 지멘스의 클라우스 클라인펠트 회장도 2005년부터 사내(社內) 전산망에 자신의 블로그와 책 소개, 직원에게 보내는 편지 등의 메뉴가 포함된 ‘CEO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이장균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직원을 채용하는 글로벌 기업일수록 해외 직원과의 공감대가 중요하다”며 “의사소통 채널로 블로그를 이용하는 CEO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직원을 하나로 묶는 ‘원 컴퍼니(One Company)’가 목표

화상 브리핑 등을 공식적인 의사소통 채널로 사용하는 글로벌 기업도 많다. 사전에 질문을 받고 답변하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형태다.

미국계 다국적 제약사인 머크의 리처드 클라크 사장은 분기마다 세계 각국의 지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화상 브리핑을 한다. 브리핑 도중 각국 직원이 보내 온 e메일을 소개하고 답을 한다.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은 사내 인터넷 방송인 ‘웹 캐스트’를 이용해 경영 실적, 본사의 방침 등을 밝히고 세계 각국의 직원과 의견을 나눈다.

이춘근 LG경제연구원 상무는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지만 ‘하나의 기업(one company)’이라는 공감대가 필요하다”며 “직원과 CEO의 상호작용은 창의적인 사고와 조직 혁신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 CEO 블로그
CEO(회사)블로그
빌 메리엇(메리엇)www.blogs.marriott.com
조너선 슈워츠(선마이크로)blogs.sun.com/jonathan_ko/
리처드 에덜먼(에덜먼)www.edelman.com/speak_up/blog/
앨런 메클러(주피터미디어)weblogs.jupitermedia.com/meckler/
존 매키(홀푸즈)www.wholefoodsmarket.com/blogs/jm/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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