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노 히사시(小野尙)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 서울지점장은 2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개최한 '샌드위치 한국경제 진단과 해법' 세미나에서 한국경제가 처한 상황을 △기술장벽 △이익장벽 △시장지배 △첨단산업 등 '4대 샌드위치'로 분석했다.
한국의 자동차 및 부품소재 업체가 직면한 '기술장벽 샌드위치'는 상위 기업의 기술력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하위 기업의 가격 경쟁력에 추격당하는 상황을 일컫는 것이다.
오노 지점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캐논의 의료관련 특화 기술에 초점을 맞춘 사업개발 사례처럼 기술차별화 전략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한국의 평판디스플레이(FPD)와 조선업은 시장지배력은 높지만 이익이 줄어드는 '이익장벽 샌드위치' 상태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단일품목 중심의 사업구조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 다양한 이익확보 방법에 대한 탐색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대형 여객선 등으로 수익원을 다원화해 위기를 극복한 미쓰비시 중공업을 예로 들었다.
한국의 철강업에 대해서는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인도 사이에서 시장지배 샌드위치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오노 지점장은 사업영역을 축소해 경쟁 우위를 추구하고 글로벌 규모로 성장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인도의 철강기업인 미탈 스틸이 세계 1위 철강회사인 아르셀로를 인수하면서 규모와 질적인 수준에서 세계 최대의 철강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정보통신(IT)산업, 소프트웨어산업, 서비스업에 대해서는 축적된 지적 자산이나 브랜드 파워가 부족해 하청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는 '첨단사업 샌드위치'라고 규정했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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