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으로 은퇴하면서 연금의 일부를 일시금으로 수령한 이모(74·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동) 씨는 요즘 후회스럽기만 하다.
의료비가 예상보다 많이 들어 연금으로만 생활하기가 버겁기 때문이다. 이 씨는 “안정적으로 생활비를 받을 수 있는 투자처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균 기대수명이 길어지고 금리는 떨어지면서 노후를 걱정하는 은퇴자들이 적지 않다.
현역 시절 모아둔 돈의 일부를 생활비에 보태기엔 여생이 너무나 길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런 은퇴자들이라면 국내 금융회사들이 내놓은 ‘실버상품’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대부분 은퇴자의 목돈을 운용한 뒤 연금처럼 고정적으로 수익금(혹은 원리금)을 돌려주는 상품들이다.
하지만 은행 보험 증권(투신운용) 등에 따라 상품의 성격이 조금씩 다른 만큼 꼼꼼하게 비교한 뒤 가입하는 게 좋다.》
○보험사, 가입 기간이 긴 것이 최대 장점
‘부자아빠 부자엄마’ 특집기사목록 |
보험사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은 ‘연금보험’이다.
연금보험은 목돈을 예치하고 1개월이 지나면 최장 ‘죽을 때까지’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예치 기간이 거의 없다는 뜻에서 ‘즉시연금’이라 불린다.
예를 들어 교보생명의 ‘무배당 교보바로받는 연금보험’은 고객이 연금을 받는 방법을 △종신연금형 △상속연금형 △확정연금형으로 구분했다.
55세의 남성이 1억 원을 예치하고 죽을 때까지 연금을 받는 ‘종신연금형’을 선택한다면 매월 45만 원을 받을 수 있다. 또 가입 고객이 사망한 경우라도 20년 동안은 상속자에게 연금을 지급한다. ‘상속연금형’은 월 35만 원을 죽을 때까지 받다가, 가입자가 죽으면 상속자에게 1억57만 원이 지급된다.
확정연금형은 연금을 받는 기간을 10년(월 96만 원), 15년(월 71만 원), 20년(월 58만 원) 등으로 정할 수 있다.
대한생명의 ‘대한리치연금보험’, 미래에셋생명의 ‘노후대비 가입즉시 연금보험’, 삼성생명의 ‘삼성파워즉시연금보험’ 등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보험사의 연금보험에 가입할 때는 연금 수령금액이 각 보험사의 공시이율뿐 아니라 사업비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는 만큼 상세히 비교해야 한다.
또 현재 보험사가 제시한 연금 규모는 현재 금리(공시이율 4.8%)에 따라 산정했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보험사의 공시이율은 일반적으로 3개월에 한 번씩 수정되며 이때마다 연금도 달라질 수 있다.
○은행, 일정기간 확정 금리 적용
은행권의 노후생활자금 상품은 매월 받는 연금이 확정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대부분 은행이 목돈을 맡기면 5년 동안 확정금리를 적용한 일정 금액(원금+이자)을 연금으로 돌려준다.
국민은행 ‘KB시니어웰빙통장’에 1억 원을 예치하면 1년이 지난 시점부터 5년 동안 매월 183만397원(세후)을 받을 수 있다. 60개월로 따지면 약 1억982만 원에 이른다. 18일 현재 금리는 1년 동안의 거치기간엔 연 4.3%, 연금 지급기간엔 연 4.5%다.
우리은행의 ‘뷰리플라이프 정기예금’이나 농협의 ‘브라보 백년 예금’도 1년 이상 가입한 뒤 5년 이내에 월단위로 원리금을 연금처럼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의 ‘셀프 디자인 정기예금’은 최장 31년까지 원리금 분할 방식으로 연금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만기일에 자금의 일부를 남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금리는 3년 단위로 변동된다. 현재 금리는 예치 금액에 따라 연 5.1∼5.3%.
예를 들어 현재 1억 원을 맡기고 20년 동안 연금을 받되, 만기에 5000만 원을 남기고 싶다면 월 지급액은 약 54만 원이다.
○증권사, 주식 등 적극적 투자로 고수익 추구
대한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등이 판매하는 ‘월지급식 펀드’는 주식에 투자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만큼 투자 위험도 높다.
대투증권이 파는 ‘칸서스 뫼비우스 주식형 펀드’는 투자자금의 6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해 매월 투자원금의 일부와 수익을 지급한다. ‘아이러브평생직장채권펀드’는 주식이 아닌 국공채와 투자적격 이상의 회사 등에 투자해 이익금과 원금의 일부를 연금처럼 지급한다.
우리투자증권의 ‘다달이 보너스 랩’은 투자원금을 운용한 수익을 받고 만기(최장 5년)에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으며 목표 수익률은 연 8%다.
글=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디자인=공성태 기자 coon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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