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알프스 산맥에 눈이 내리지 않아 스키장들이 애를 먹는가 하면 평소 눈이 잘 오지 않는 영국 중남부 등에는 폭설이 내렸다.
한국도 점점 더워져 남부 지역에서만 자라던 식물들이 중부에서도 거뜬히 살고 있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환경 재앙은 분명 ‘위기’지만 기업들은 이를 ‘기회’로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금융업계에서도 환경 위기에 빛을 발하는 산업을 포착해 다양한 펀드상품을 내놓고 있다.
○ ‘목마른 지구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물은 21세기에 주목받는 ‘파란 석유’, ‘블루 골드(Blue Gold)’로 불리고 있다.
최근 삼성증권은 물에 투자하는 ‘삼성글로벌워터펀드’를 선보였다.
삼성증권 측은 “삼성글로벌워터펀드는 자산의 대부분을 세계적인 수돗물 공급회사인 프랑스 베올리아, 수에즈 등 물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펀드는 ‘에코워터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벨기에 KBC사가 삼성투신의 위탁을 받아 운용한다.
에코워터펀드는 2003년 초부터 올해 3월까지 매년 평균수익률이 달러 기준으로 41.58%(유로 기준 27.53%)였다.
굿모닝신한증권도 물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한화글로벌북청물장수주식형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이 펀드는 자산의 60% 이상을 해외 물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 국가별로는 미국(39%) 프랑스(13%) 영국(6%) 스위스(6%)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측은 “인구 증가, 도시화 등으로 맑은 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환경오염, 기후변화 등으로 수자원이 줄어들고 있어 국가별 물 관련 인프라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계속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맑은 공기, 풍족한 식량을 찾아
대우증권은 전 세계 청정에너지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산은S&P클린에너지 주식형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S&P 글로벌 클린 에너지 인덱스’를 복제한 펀드로, 자산의 60% 이상을 대체에너지 개발 기업에 투자한다.
대우증권 측은 “신흥 시장의 경제 성장 속도가 빨라지면서 에너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이 진행되고 있어 청정에너지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해 상반기(1∼6월)에 2000억 원 규모로 탄소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국내에 탄소 펀드가 도입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탄소 펀드는 탄소배출권을 거래시장에서 판매해 얻은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상품으로, 이산화탄소 배출권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면서 각국 정부와 금융기관에서 속속 도입하고 있다.
식량 부족 등과 관련해 농수산물에 투자하는 펀드도 있다.
도이치투자신탁운용의 ‘도이치 DWS 프리미어 에그리비즈니스펀드’가 대표적이다.
이 펀드는 토지개발, 비료, 관개, 기상, 화학 등 농축수산물 생산부터 유통 등 전 과정에 참여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도이치자산운용 미국 본부에서 운용하는 역외펀드인 ‘DWS 인베스트 글로벌 에그리비즈니스펀드’를 복제한 상품으로, 이 펀드 매니저가 위탁 운용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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