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우리 돈 좀 쓰세요”

  • 입력 2007년 4월 25일 02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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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주택대출 감소에 대책 비상

직장인-아파트단지 우대상품 경쟁

제발 돈 좀 빌려 가세요.” 시중은행의 개인대출 담당 부서는 온통 ‘비상’ 이다. 주택담보대출은 4개월 연속 잔액이 감소하면서 사실상 휴업 상태고 신용대출도 영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한 은행의 개인금융 담당 부행장은 “새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신용대출 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가계대출 대비 신용대출 비중이 작아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은행들은 기존 신용대출 상품을 고객층에 따라 세분하고 우수기업체를 선별해 집단대출을 하는 등 대출을 늘리기 위해 피 말리는 경쟁을 하고 있다.

○ ‘돈 빌려 주면서 주거래 고객으로 묶어라’

국민은행 관계자는 “올해 들어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이 큰 폭으로 감소한 데 이어 신용대출 잔액 역시 지난해 말 대비 1000억 원 가까이 줄었다”고 말했다.

다급해진 은행들은 기존 직장인 신용대출을 고객층에 따라 세분하면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 대출 상품을 만드는 데 전력을 쏟고 있다. 또 급여통장 등을 통해 주거래 고객으로 묶으면서 대출로 연계하는 ‘2중 전략’도 큰 흐름이다.

우리은행 3월 중순 내놓은 ‘로얄클럽신용대출’은 주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한도를 늘리고 대출 금리도 우대해 주는 상품.

급여 이체, 관리비 자동 이체, 신용카드 개설 등의 조건을 만족하면 최저 연 6.74%까지 금리를 깎아준다. 또 대출을 잘 해 주지 않던 주부에게도 관리비 이체 조건만 충족되면 적극적으로 대출해 주고 있다.

안정적인 직장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영업도 늘고 있다.

신한은행의 ‘엘리트 론’은 은행과 거래하는 기업체 중 안정적인 회사 임직원을 상대로 본부 승인을 거쳐 최고 5000만 원까지 우대 금리로 대출해 준다. 국민은행 측도 “현재 안정적인 직업군을 세밀하게 구분하는 상품을 개발 중”이라며 “조만간 새 신용대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 집단대출 상품경쟁도 갈수록 치열

올해 들어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면서 주택담보대출 물량이 줄고 있지만, 신도시 입주 및 재개발·재건축 단지 중심의 ‘집단대출 시장’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6500여 가구의 1단계 입주를 마친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는 ‘단체 대출’의 힘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동탄신도시 입주인 동호회는 대출 이자를 낮추기 위해 각 은행과 농협 담당자를 불러 ‘시범단지 대출 공청회’를 열었다.

한 은행 임원은 “단체 대출의 경우 CD금리(23일 현재 4.97%)+0.3%포인트 선에서 결정된다”며 “팔수록 손해가 나는 역마진 금리이지만 대규모 입주민들을 주거래 고객으로 잡기 위해서는 출혈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동탄 및 용인신도시 입주 아파트를 비롯해 길음, 미아, 은평 등 서울 강북의 뉴타운 개발지역을 중심으로 은행의 ‘집단대출’ 경쟁이 불붙고 있다.

시중은행의 주요 신용대출 상품
은행상품금리(연%)한도 특징
국민KB신용테크론6.74∼12.341억 원-분할상환과 혼합상환 중 선택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중 선택
우리우리로얄클럽대출6.75∼8.751억 원+연소득-1억원+연소득 100%까지 대출
-만기일시상환과 분할상환 중 선택
신한샐러리론7.7∼8.53000만 원-급여이체 3개월 이상 고객 대상
하나우량기업체
직장인대출
6.06∼9.067000만 원-하나은행이 지정한 우량기업체 직원 대상
외환Yes프로론6.11∼6.675억 원-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 대 상(국가공인 전문직자격증 소지자)
SC
제일
돌려드림론6.26∼15.745000만 원-연체 없으면 납입이자의 최고 10% 를 돌려줌
-분할상환, 만기일시상환, 리볼빙, 마이너스 상환 중 선택 가능
한국씨티직장인신용대출6.5∼13.07000만 원-만기일시상환과 원리금균등상환 중 선택
자료: 각 은행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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