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삶의 ‘힘’
신 씨는 2005년 5월 첫 번째 미니를 구입했다. 깜찍한 디자인과 뛰어난 주행성능이 마음에 들었다. 엔진컴퓨터(ECU)의 프로그램을 바꾸는 등 튜닝을 통해 최대 출력을 175마력에서 210마력으로 높였다. 고성능 브레이크를 넣고 휠도 무게가 가벼운 종류로 바꿨다. 자동차를 스스로 꾸며가는 재미가 쏠쏠해 쓴 돈이 아깝지 않았다. 동호회에 참여해 차에 대해 토론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컨버터블 모델이 새로 나오자 신 씨는 가지고 있던 차를 팔고 현재의 차를 다시 구입했다. 이날 행사에는 신 씨처럼 자동차를 즐기는 60여 명의 미니 소유자들이 참석했다. 이 중 11명은 여성이었다.
신 씨는 “자동차는 내게 이동수단이 아니라 삶을 활기차게 하는 가장 중요한 레크리에이션 수단”이라며 “같은 관심사를 가진 동호회 회원들과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모터스포츠는 자동차산업의 ‘힘’
업체에서 행사를 마련하지 않더라도 자동차 동호인들이 스스로 모여 트랙데이를 개최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자동차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을 닮아가고 있는 것. 참여하는 회원들은 각자 5만∼10만 원씩 내서 자동차경기장을 일정 시간 임대해 행사를 진행한다. 그러나 아직 한국은 수요에 비해 자동차경기장이 턱없이 부족해 마니아들의 욕구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땅값이 비싸 경기장 건설 여건이 나쁜 데다 자동차업체에서 투자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용인과 안산시, 강원 태백시와 원주시 문막읍 등 4곳에 경기장이 있지만 제대로 운영되는 곳은 용인뿐이다. 일본에 20여 개의 경기장이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아사오카 유이치 브리지스톤코리아 대표는 “한국은 자동차산업의 규모에 비해 모터스포츠에 대한 투자가 너무 적다”며 “자동차산업이 발전하려면 마니아들이 참여하는 모터스포츠 활성화는 꼭 이뤄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글·용인=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사진=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트랙 데이
자동차회사나 동호회 등 특정 단체에서 자동차 경주장을 임대해 자유롭게 주행하며 자동차 운전을 즐기거나 운전 실력을 높이기 위한 교육 등이 포함된 행사를 말한다. 미국 등지에서는 주로 차종별, 메이커별 동호회가 주축이 돼 주말마다 열리는 트랙데이가 일반화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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