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만에 생보사 상장길 열렸다

  • 입력 2007년 4월 27일 13시 42분


생명보험사가 주식시장에 상장할 수 있는 길이 18년 만에 열렸다.

교보생명이 유력한 상장 1호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생보사들은 상장을 통해 자본 확충과 경영 투명성 제고 등 질적.양적 발전의 중요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감독위원회는 27일 오전 정례회의를 열어 증권선물거래소가 생보사 상장을 위해 마련한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 개정안을 승인했다.

상장 규정 중 `이익 배분 등과 관련 상법상 주식회사의 속성이 인정될 것'이라는 조항이 `법적 성격과 운영 방식 측면에서 상법상 주식회사로 인정받을 것'으로 변경됐다.

상장 차익의 보험 가입자 배분 논란을 없애고 상장 신청 기업을 주식회사로 인정할 수 있는지 포괄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생보사 상장자문위원회는 연초에 국내 생보사는 법률상 상호회사가 아닌 주식회사이고 실질적으로 주식회사로 운영해 왔으며 보험 가입자는 주주가 아닌 채권자로 이들에게 상장 차익을 배분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의 상장안을 마련했으며 증권선물거래소는 이를 반영해 이번 개정안을 만들었다.

상장 규정이 개정됨에 따라 교보생명이 1989년 4월 기업공개를 전제로 자산 재평가를 실시하면서 생보사 상장 논의가 시작된 이후 18년 만에 상장 차익의 배분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상장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앞으로 생보사가 상장을 신청할 경우 증권선물거래소는 내부 유보율과 경영 실적 등 상장 요건에 적합한지 심사해 상장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올해 3월 결산 기준 계량적 상장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 곳은 삼성 흥국 교보 신한 녹십자 LIG생명으로 이중 지급여력비율이 낮아 자본 확충이 시급한 교보생명이 상장에 가장 적극적이다.

주관사 선정과 실사, 공모, 상장 심사 등 상장 절차를 밟는데 6개월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할 때 이르면 연말에 첫 상장 생보사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보험소비자연맹 등 일부 시민단체가 이날 보험 가입자에 대한 보상없는 상장에 반발하며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과 나동민 상장자문위원장을 배임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하고 일부 의원이 상장 차익의 배분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은 것이 향후 상장의 마지막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위 김용환 증선위원은 "생보사가 상장하면 자본 확충과 경영 투명성 제고, 자발적 인수.합병(M&A)을 통한 대형화, 양질의 저렴한 서비스 제공, 증시 활성화 등 여러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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