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지개발지구 등을 등에 업고 투자 대상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수도권 여러 상권의 입지, 현황,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드립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합니다.》
“은평뉴타운 덕에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큽니다.”
26일 서울 은평구 연신내동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업소 사장은 연신내 상권에 대한 질문에 은평뉴타운 얘기부터 꺼냈다. 올 10월 첫 분양을 시작하는 은평뉴타운은 내년 말부터 1만4000여 가구가 입주해 유동인구만 4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1980년대까진 경기 파주시에 사는 사람들도 이곳까지 장을 보러 올 정도로 상권이 활성화됐었다”고 말했다.
연신내 상권은 1990년대 초반 이 지역 중산층들이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로 대거 이사 가면서 위축됐지만 여전히 은평구의 핵심 상권으로 꼽힌다.
○주거 수요 풍부… 중저가 위주의 서민 상권
연신내 상권은 서울지하철 3호선, 6호선 환승역인 연신내역과 북한산∼성산대교를 잇는 대로(大路)를 끼고 있어서 하루 유동인구가 5만여 명에 이른다.
연신내역 주변으로는 아파트 단지가 없는 대신 인근 갈현 불광 대조동에 단독, 다세대주택이 밀집해 있다. 유통업체인 GS리테일의 상권분석 자료에 따르면 이곳 주민들이 연신내 상권 수요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연신내 상권은 통일로를 사이에 두고 ‘먹자골목’과 의류 할인매장이 많은 로데오거리, 재래시장인 연서시장으로 나눠볼 수 있다.
로데오거리와 붙어 있는 먹자골목은 대성, 연천중학교 등과 가까우면서 주점 식당이 밀집해 10대부터 중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찾고 있다. 학교 쪽에 가까운 길목은 팬시, 문구, 스티커 사진점 등 10대 위주의 중저가 상점이 대부분이다.
이곳에서 보세의류를 판매하고 있는 로데오진스 주영매 사장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상당수의 상설 의류매장이 먹자골목에서 문을 닫았다”며 “옷, 액세서리, 모자 등을 한꺼번에 파는 중저가 복합매장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지역 점포 임대료는 1층 기준으로 20평이 권리금 1억∼1억5000만 원, 보증금 5000만∼9000만 원, 월세는 150만∼250만 원가량 된다.
로데오거리에는 먹자골목보단 약간 비싼 의류매장이 들어서 있다. 50만 원 이상 고가 상품은 거의 없고 정장 기준으로 최고 20만∼30만 원대 상품을 주로 취급한다. 임대료는 1층 20평이 권리금 6000만∼1억1000만 원, 보증금은 5000만∼1억5000만 원, 월세는 200만∼250만 원대. 최근 경기가 좋지 않아 일부 매장은 권리금을 받지 않고 있다.
통일로 건너편 연서시장은 30, 40대 주부들이 주로 찾는 재래시장이다.
GS리테일 조도제 수도권SD팀장은 “이 일대에는 할인점이 거의 없어 연서시장 입구에 있는 범서쇼핑센터에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10∼30대 겨냥 퓨전음식점-호프집 등 유망”
“요즘 참살이(웰빙) 바람이 불면서 휴일 등산객이 부쩍 늘었습니다.”
연서시장에서 신발 판매업을 하고 있는 이모 씨는 휴일 북한산 등산객이 늘자 아예 점포 한쪽을 등산화 코너로 만들었다. GS리테일 조 차장은 “등산화, 조끼, 배낭 등 등산 관련 상품 수요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근에 주거수요가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구매력이 높지 않아 아직까지 패밀리레스토랑이 적은 것도 참고할 만하다. 현재 연신내역 근처에 있는 패밀리레스토랑은 ‘T.G.I 프라이데이스’뿐이다.
이 레스토랑 곽선희 점장은 “은평뉴타운이 들어서 인근 주민들의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 외식 수요도 따라 늘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은평뉴타운 입주가 본격화하기 전까지는 유행에 민감하고 임차료가 많이 나가는 패밀리레스토랑보다는 1만 원 이하의 식단으로 구성된 저가 음식점이 더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10∼30대를 겨냥한 퓨전음식점, 호프, 중저가 의류매장 등을 꾸준히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업종으로 꼽았다.
박 수석연구원은 “은평뉴타운이 들어서면 연신내 상권이 분명히 활성화되기는 하겠지만 뉴타운 내에도 상업지구가 생기기 때문에 지나친 기대는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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