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공백 사태 오면 어쩌나” 긴장
○ 그룹 차원서 대책 마련 분주
한화그룹 홍보팀 등 일부 임직원은 김승연 회장이 폭행 여부에 대한 밤샘 조사를 끝낸 30일 새벽까지 서울 남대문경찰서 앞을 지키느라 피곤한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아침 서울 중구 장교동 본사 사옥으로 출근한 다른 직원들도 대부분 어두운 표정으로 사무실로 들어섰다.
한화그룹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법무팀을 중심으로 대책 마련에 들어가는 한편, 향후 그룹의 경영 방향에 대해 논의하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김승연 회장은 최근 들어 계열사 경영을 직접 챙기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 왔었다.
김 회장은 3월 말 한화종합화학, 한화갤러리아, 한화건설, 한화테크엠, 드림파마 등 5개 계열사의 대표이사로 새로 이름을 올렸다. 이전까지는 ㈜한화의 대표이사 직만 맡았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이 구속되면 그룹 경영에 큰 차질이 생길 것으로 그룹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한화그룹 안팎에서는 김승연 회장의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김연배 한화증권 부회장 등 부회장단이나 금춘수 경영기획실장(부사장)이 중심이 되는 비상 경영 체제가 가동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 계열사 주가 대부분 하락
한화그룹은 올해 1월 새 기업이미지(CI)를 발표했다. ‘글로벌 뉴 한화’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기업의 이미지를 ‘내수 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
신뢰와 존경, 혁신을 의미하는 3개의 원으로 구성된 새로운 CI에 대한 반응은 좋은 편이었다.
그러나 총수인 김 회장이 사적인 폭행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화그룹의 기업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일부 직원 사이에서도 “나름대로 곡절은 있겠지만 어쨌든 창피하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기업 이미지 추락을 반영하듯 이날 한화그룹 계열사 주가도 ㈜한화를 제외하고는 일제히 떨어졌다.
한화석유화학은 전날보다 0.63% 하락했으며 한화증권도 4.74% 떨어졌다. 한화손해보험과 한화타임월드도 각각 3.18%, 2.87% 하락했다.
다만 ㈜한화 주가는 오전에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오후 들어 반등하며 전날보다 2.99% 오른 4만4800원으로 마감됐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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