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앞서 삼성카드도 지난달 11일 3억 달러(약 2850억 원) 규모의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전업계 카드사들의 잇단 해외 자금 조달과 자본 확충 노력은 은행계 카드사들의 공격적인 영업 전략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 안정적인 해외 자금 조달로 경쟁력 강화
현대카드가 발행한 3년 만기 유로본드의 금리는 리보(런던은행 간 금리)에 0.43%포인트를 더한 수준이다.
현대카드 측은 “발행금리는 변동금리이지만 지난달 말 이종통화 금리 스와프를 통해 연 5.02%의 고정금리로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가 국내에서 3년 만기로 발행한 채권의 금리가 이보다 0.35%포인트 높은 것을 감안하면 해외 자금 조달로 적잖은 이득을 본 셈이다.
삼성카드는 자사가 발행한 해외 ABS는 리보에 0.1%포인트를 더한 수준으로 국내 ABS 발행 사례 중 가장 낮은 수준의 금리 조건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업계 카드사에 뒤질세라 은행계 카드사들도 해외 자금 조달을 본격 준비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2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사로부터 은행을 제외한 국내 금융회사 중 가장 높은 신용등급인 BBB+를 획득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4억 달러 규모의 무담보 외화채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한카드는 채권 발행을 위해 7일부터 싱가포르 홍콩 런던에서 기업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금융전문가들은 “그동안 은행계 카드사들이 파격적인 혜택의 카드를 선보이며 고객을 유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낮은 조달금리와 자금력이 있었다”며 “전업계 카드사들의 해외 채권 발행 성공으로 카드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 ‘신용대란 극복해 외국도 주목’
삼성카드의 해외 ABS 조달 금리는 카드대란 직후인 2004년 리보에 0.66%포인트를 더한 수준에서 크게 낮아진 것이다. 이는 국제 금융계에서 한국의 카드사들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됐음을 의미한다.
현대카드도 이번 채권 발행에 앞서 올 1월 S&P와 피치사로부터 해외 투자 적격 신용등급(BBB)을 받았다.
홍콩, 독일 프랑크푸르트, 런던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는 60여 곳에서 국제적인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당초 3억 달러로 예정한 발행규모가 4억 달러로 늘어났고 발행금리도 처음에 제시한 금리보다 0.07%포인트 낮게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범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업계 카드사는 조달금리 측면에서 은행계에 불리하기 때문에 경쟁에서 이기려면 독특한 자기만의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며 “이번 해외채권 발행을 통해 안정적으로 낮은 금리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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