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급증한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의 상당수가 2009년에는 이자만 내는 3년 거치기간이 끝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3일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중 거치기간이 만료되는 분할상환대출은 올해 19조5000억 원에서 2009년 48조6000억 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원리금 상환 부담도 지난해 13조2000억 원에서 △올해 13조7000억 원 △2008년 14조4000억 원 △2009년 15조6000억 원 △2010년 16조7000억 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년 만기, 금리 연 6%, 3년 거치 원리금 균등분할상환' 조건으로 1억 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경우 이자만 낸다면 월 지출액이 50만 원이지만 원금을 함께 갚아나간다면 월 78만3000원으로 지출액이 56.6% 늘어나게 된다.
원리금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가계의 가처분 소득 대비 지급이자 비율은 2005년 7.78%에서 2010년에는 9% 중반까지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또 실물자산을 처분하지 않고도 금융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가계의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2006년 44.4%로 2005년(43.2%)보다 높아져 가계의 채무부담 능력이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가계부문의 금융부채가 소득이나 금융자산에 비해 빠르게 늘어남에 따라 서민 가계가 주택가격 하락 및 시장금리 상승 등의 충격에 취약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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