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수 건은 MS가 인터넷 검색시장을 장악한 구글을 상대로 내놓은 본격적인 선전 포고인 셈. IT 업계의 절대 강자였던 MS가 미래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상대적으로 젊은 후발 주자 구글 따라잡기에 나서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5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MS는 야후 인수를 통해 디스플레이 및 검색 광고 시장의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구글이 인터넷 검색 시장의 65%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MS는 거액을 이 시장에 투자하고도 아직 시장점유율이 10%를 밑도는 상태. 야후(약 20%)와 손잡게 되면 점유율은 약 38%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전 세계의 MS와 야후 고정 사용자를 합치면 6억3400만 명으로 구글 사용자(5억2800만 명) 수를 뛰어넘는다. 야후가 손수제작물(UCC)로 대표되는 웹 2.0 방식의 서비스에 익숙하다는 점도 MS에는 구미가 당기는 부분.
MS는 기존의 주력 분야였던 윈도 운영체제와 오피스 프로그램에서 눈을 돌려 인터넷 검색과 광고 시장 비중을 확대하려는 시도를 계속해 왔다.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년간 이 분야에 쏟아 부은 투자액만 수억 달러로 추산된다. 총 20억 달러가량을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러스터 리서치의 샬린 리 연구원은 “MS가 미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온라인 시장에서의 강력한 새 전략이 필요하다”며 “지금의 MS 혼자 힘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야후 같은 다른 기업의 인수 혹은 파트너십을 통해 추가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필요가 커졌다는 것.
하지만 이처럼 공격적인 시도 이면에는 구글을 견제하지 않으면 향후 IT 시장의 선두권에서 밀려날 것이라는 위기감이 자리해 있다.
구글의 성장세는 위협적이다. 구글은 최근 중저가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선보이며 MS가 독점해 온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고, 비즈니스위크나 IT 전문 정보업체 ZD넷 등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혹은 ‘혁신적인’ 기업 리스트에서도 MS를 제쳤다.
지난해 16억5000만 달러에 유튜브를 인수했고, 올해 4월에는 인수전에 함께 뛰어들었던 MS를 따돌리고 인터넷 광고업체 더블클릭을 사들이는 데 성공했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은 MS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구글의 최근 행보에 대한 발머 씨의 불안감이 다른 사람들 눈에 띌 정도로 현저했다”고 전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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