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전대월…‘오일게이트’ 핵심 인물

  • 입력 2007년 5월 9일 03시 00분


러시아 유전 개발 사업에 한국철도공사가 간여하고, 정치권 인사 개입 의혹이 불거지면서 문제가 됐던 ‘오일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전대월(45·사진) 톰가즈네프티 대표가 국내 거래소 상장 기업을 인수해 재기를 시도하고 있다.

전 대표는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자동차부품 업체인 거래소 상장 기업 ‘명성’을 인수해 에너지 전문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밝혔다.

명성은 자동차부품 제조업으로 유지하면서 유전개발 지분 투자 등을 확대하는 방식을 통해 에너지 관련기업으로 변화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명성은 4일 전 대표와 그 가족에게 292만 주를 배정하는 등 총 694억 원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전 대표와 가족은 이번 유상증자에 269억 원을 투자해 30.4% 지분을 확보하게 되는데, 다음 달 자금 납입이 끝나면 명성의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오일게이트는 전 대표 등 민간 유전 개발업자가 2004년 철도공사를 끌어들여 러시아 사할린 페트로사흐 유전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계약금(350만 달러)을 날린 사건으로, 당시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개입됐다는 의혹이 일면서 검찰 수사가 진행된 바 있다.

전 대표는 2005년 검찰의 오일게이트 조사로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공범 등의 혐의로 구속됐으나 6개월 뒤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그는 지난해 러시아 사할린 석유가스업체인 톰가즈네프티의 지분 74%를 인수해 현재 이 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전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그동안 러시아에서만 사업을 했으나 명예회복을 위해선 한국 업체를 유전개발 사업에 참여시키는 게 좋겠다고 판단해 ‘명성’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며 “현재 러시아 사할린 주의 우글레고르스키 8광구 유전을 낙찰 받아 탐사작업 중이며 이 광구의 추정 원유매장량은 약 11억 배럴”이라고 주장했다.

전 대표의 인수 소식으로 명성 주가는 이날을 포함해 5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1만8300원에 거래를 마치는 등 이상급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그가 유전개발 사업 자금을 원활히 조달하기 위해 기업을 인수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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