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돈도 시간도…LG ‘낭비 제로’ 운동

  • 입력 2007년 5월 14일 03시 01분


LG전자는 요즘 ‘낭비와의 전쟁’ 중이다. 최고경영자(CEO)인 남용(사진) 부회장이 그 싸움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LG전자 본사 엘리베이터의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에는 낭비 줄이기를 강조하는 남 부회장의 발언이 수시로 뜬다.

그는 사내(社內) 게시판 등을 통해 “자기 업무의 효율성을 15분 단위로 분석해 보고 낭비요소를 찾아내면 핵심 업무에 그만큼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면서 “시간 분석은 낭비 제거를 위한 기초 작업”이라고 강조한다.

남 부회장이 낭비와의 전쟁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낭비 드러내기’.

낭비가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일도 잘게 쪼개 보면 낭비 요소가 발견되고 그런 과정을 거쳐야 ‘숨어 있던 새로운 가치’도 창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임원회의에서 “낭비를 드러낸 부하직원을 절대 야단치면 안 된다. 팀장 등 리더는 그 낭비의 해결 방식을 찾는 데 자기 시간의 70%를 할애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LG전자가 최근에 도입한 ‘원단위(原單位) 관리 체제’도 낭비 줄이기 노력의 하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원단위란 제품 1개 또는 일정량의 생산물을 만들기 위해 투입되는 사람, 시간, 돈의 양”이라며 “생산성, 효율성, 낭비 제거를 효과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각 개인과 조직의 투입(Input) 대비 산출(Output)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낭비는 줄이고 가치는 창출하는 시스템을 일상적으로 작동시킨다는 것이다.

이런 낭비 줄이기 노력은 조금씩 성과를 보고 있다.

최근 한 사업장은 500장이 넘는 법인카드 사용 서류 수령 방법을 우편에서 e메일로 일괄적으로 바꿨다.

구매 부품의 파트 번호와 단가를 각각 별도로 조회해야 했던 낭비를 제거하기 위해 동시 조회가 가능하도록 모니터 화면 설계를 바꿨다. LG전자와 협력사 간의 부품 고유번호를 통일한 것도 번호가 달라서 생겼던 비용의 낭비를 제거하기 위한 것.

경기 평택시의 휴대전화 공장에서는 ‘낭비 드러내기’ 활동을 거친 뒤 공정을 통합하고 이송 거리를 단축시켰다. 이를 통해 새로 확보한 유효 공간만 전체 1만5000평의 10%인 1500평에 달한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LG전자의 낭비 줄이기 성과 사례
낭비 줄이기 이전낭비 줄이기 이후
법인카드 사용 서류를 우편으로 접수e메일 서류로 바꿔 문서 수발 낭비 제거
심야 시간대 주차 빌딩의 불필요한 조명조명회로 분리 개선해 별도 투자 없이 전기요금 절감
구매 부품의 파트 번호와 단가를 조회하려면 각각 별도의 모니터 화면을 봐야 했음부품의 파트 번호 조회할 때 구매 단가도 한번에 볼 수 있도록 모니터 화면 설계 바꿈
LG전자의 경기 평택 휴대전화 공장의 자투리 공간 활용도 낮았음생산라인의 낭비 제거 활동을 통해 전체 1만5000평의 10%인 1500평의 유효 공간 창출
자료 :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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