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위원장, 은행대출 과당 경쟁 경고

  • 입력 2007년 5월 16일 15시 45분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이 은행권의 외형확대를 위한 중소기업 대출 급증과 신용카드 회원 유치 등 과당 경쟁에 대해 강하게 경고했다.

윤 위원장은 특히 은행들이 단기성과에 집착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성장계획을 갖고 해외시장 개척이나 자금운용 다변화 등에 많이 노력해달라고 강조했다.

또 금리 급등에 따른 주택담보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내며 적극적인 위험 관리를 주문했다.

윤 위원장은 16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18개 시중은행장과 가진 간담회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과 주택담보대출 문제, 중소기업 대출과 단기 외채의 급증 등 부동산과 금융. 외환시장의 쏠림 현상이 우리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부각하고 있다"며 "여수신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과당 경쟁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들어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하고 있으나 주택 가격 급락, 금리 상승에 대한 사전적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며 "주택담보대출중 변동 금리 상품의 비중이 약 95%에 달해 금리 급등 때 가계의 채무 상환 능력이 저하되고 은행 건전성 악화와 금융 시스템의 불안을 초래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이에 따라 은행들이 고정금리형 신상품 개발 등을 통해 고정 금리 대출의 비중을 늘리는데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윤 위원장은 "중소기업 대출 증가가 은행들의 외형 확대 경쟁 또는 주택담보대출의 수요 감소에 대한 반작용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있다"며 "외형 확대 차원에서 과당 경쟁을 할 경우 경기 둔화 때 자산 건전성과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부동산업과 건설업 등 비제조업 부문의 대출 증가에 유의하고 개인 사업자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며 "대출금이 사업자금 이외의 용도로 유용되는 일이 없도록 여신 심사와 사후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은행권의 단기 외화 차입이 3월들어 다시 급증하다가 4월에는 감소했다"며 "대외 차입 여건 등에 대비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외화 자금 운용에서 부실 요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건전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이와 함께 "시,도 금고, 연기금, 학교, 병원 등을 주거래 은행으로 유치하기 위해 과도한 출연금을 내거나 업무 설비를 무상 제공하는 등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출연금 지급에 대한 합리적 내부 기준을 세우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은행 경영진은 단기 경영 성과나 자산 규모 확대보다는 건전성 중심의 중장기 발전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신흥시장의 현지 은행을 인수하거나 민영화에 참여하는 등 해외 진출을 확대하고 업무 영역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은행장들은 금융감독당국이 해외지점 설치를 적극 지원해 줄 것을 주문하는 한편 내년에 도입될 신BIS(국제결제은행) 협약과 관련해 지방은행과 국책은행의 특수성을 인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은행장들은 또 은행에 대한 사회 인식이 공익적 성격이 짙은 `금융기관'이 아니라 이익을 추구하는 `금융회사'로 전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위원회 권혁세 감독정책1국장은 간담회후 브리핑에서 "지방 및 특수은행의 특수성을 고려해 신BIS제도를 신축적으로 운용해달라는 건의가 많았다"며 "은행 수수료와 관련, 금감위가 적극적으로 나서 공정거래위원회와 중복규제 문제를 협의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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