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국내 자동차 시장이 개방된 이후 수입차들의 시장 점유율은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 건설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는 4만7648대로 국내 승용차 시장의 5%에 이른다.
공식수입차 업체를 통해 팔린 차는 4만530대지만 비공식수입업체(그레이 임포터) 판매분 7118대를 합치면 사실상 점유율이 5%에 이른다는 것이다.
수입차 업계의 거센 공격에 맞선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특히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유럽에 대규모 공장을 지으며 ‘알프스 정복’에 나섰다. 안방에서 잃은 ‘5%’를 더 큰 시장인 유럽에서 되찾아 오겠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빼앗긴 5%의 점유율을 유럽에서 되찾아 오겠다는 것이다. 같은 점유율이라고는 해도 국내 승용차 소비시장이 연간 110만 대 내외, 유럽이 1500만 대임을 감안하면 국내 업체로서는 남는 장사인 셈이다.
이를 위해 기아차는 슬로바키아에 연 3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최첨단 공장을 지난해 말부터 가동했고 현대차도 체코에 같은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다.
이들 업체가 내세운 무기는 배기량 1500∼2000cc급의 준중형 자동차인 ‘씨드’와 ‘i30’이다.
도로가 좁고 실용성을 강조하는 유럽인의 구미에 맞춰 철저히 현지화 전략으로 맞서겠다는 것이다.
특히 기아차의 씨드는 ‘유럽에서 디자인되고 유럽에서 생산돼 유럽에 판매되는’ 유럽 전략 차종이다. 씨드(cee'd)라는 이름조차 유럽공동체(CE·Community of Europe) 소비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유러피안 디자인(European Design)이라는 뜻을 담았을 정도다. 다행히 씨드에 대한 유럽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독일과 프랑스의 권위있는 자동차 전문지들은 최근 준중형급(C세그먼트) 9개 경쟁 차종 비교평가에서 씨드를 1위로 평가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하면 ‘좋은 자동차’보다 ‘급진 노조’를 떠올리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한국 자동차업계의 대표선수인 현대차와 기아차의 ‘유럽 대장정 성공’을 기대한다.
김창원 경제부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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