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미종합건설 김덕영(52·사진) 사장은 창업하기 전인 1983∼1985년 대우건설의 나이지리아 ‘와리 석유정제 플랜트’ 공사현장에서 공구 책임자로 일했다. 와리는 최근 대우건설 임직원들이 납치됐던 아팜 지역과는 차량으로 3∼4시간 거리의 해안.
국내 건설사로는 나이지리아의 첫 사업이었던 만큼 곡절도 많았다. 한국 직원들이 문화적인 차이로 언성을 높이자 현지인 근로자들은 폭동까지 일으켰다. 돈을 받지 못할까봐 공사장을 떠나는 나이지리아 인부들도 속출했다.
그러나 김 사장은 “약속은 지킨다”는 원칙으로 그들의 전폭적인 신뢰를 이끌어냈다. 할당량을 끝내면 반드시 보상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
그 결과 애초 3년으로 잡혀 있던 공사기간을 14개월로 크게 줄일 수 있었다. 공사를 마치고 귀국할 때는 현지인 근로자들이 돈을 모아 나이지리아 전통복장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 같은 김 사장의 ‘신뢰 경영’은 보미종합건설에서도 원칙이 됐다.
1992년 설립된 보미종합건설은 2003년 도급순위 578위에서 지난해 217위로 오르는 등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그는 비결을 ‘협력업체와의 신뢰관계’로 요약했다.
1995년 정부대전청사의 골조공사를 맡았을 때 일. 발주업체와 설계 변경에 대한 합의가 되지 않아 공사 중간대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다른 업체라면 공사를 중단할 수도 있었지만 김 사장은 하도급 업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공사를 강행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 부도설까지 퍼졌지만 결국 무사히 공사를 마쳤고, 협력업체들에 ‘믿을 만한 회사’라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 사장은 “우수한 협력업체들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 상생의 경영을 계속하는 게 앞으로의 목표”라고 밝혔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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