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유성 출장' 논란과 관련, 남미로 떠났던 `감사포럼' 소속 공공기관 감사들이 귀국한 17일 인천공항은 취재진과 이를 피하려는 감사들로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
이들이 탑승한 대한항공 KE018편 항공기는 LA를 출발해 이날 오후 5시30분경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비행기 안에서 말을 맞춘 듯 취재진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하다 계속되는 취재에 결국 "말을 하겠다"며 출장 경위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양한(64) 예금보험 감사는 자신들은 이번 `출장'의 단순 가담자로 누가 일정을 결정했는지 모르는 채 남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고 말했다.
이 감사는 "(이과수 폭포 관광 등) 일정에 넣은 사람들은 따로 있다"며 "회사에서 사장이 가면 그냥 따라가지 일정을 알고 가지 않지 않나. 우린 대표가 따로 있지 않고 시작부터 동등한 입장으로 갔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출장은 공문이 와서 갔다고 했지만 공문의 자세한 내용과 발송 주체에 대해 밝히길 꺼려했다.
그는 "우린 국회의원, 구의원 등과 다르다. 기관의 멤버가 아니라 직원일 뿐이다"라며 사건이 확대되는 것을 경계했다.
이 감사는 이번 `외유성 출장' 논란에 대해 "예산처와 감사원이 감사를 한다. 잘못한 것은 밝혀봐야 한다"며 "(책임을 느끼는지 여부에 대해) 유도 질문하지 마라"고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다른 팀이 LA에서 칠레로 간 것에 대해 "비행기 표가 없어 한 팀을 먼저 보낸 뒤 우리가 따라 가려고 했으나 (외유성 출장 논란 등) 얘기가 나와서 되돌아 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출장비에 대해선 "개인적으론 개인경비로 처리해야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짧게 대답했다.
LA에서 노래방에 가서 음주했다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세미나에) 가지고 못 하고 여행도 못 가고… 그럼 어디에 있어야 하나. 소주라도 있어야 한다. 한국사람들은 노래방 가지 않나"라고 대답했다.
금승기 산업안전공단 감사는 "(출장은) 각 기관이 필요해서 간 것"이라며 "그런데 (언론이) 한 묶음으로 보는 것이 안타깝다. 자료 등 준비를 많이 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금 감사는 비용에 대해선 "공식 절차를 거쳐 예산이 나온 것으로 적절한 절차를 거쳐 지나치지 않은 범위에서 정당하게 결재됐다"고 밝혔다.
한편 E입국장에서 감사들을 기다리던 활빈단 단원들은 이들이 들어서자 미꾸라지를 던지는 등 시위를 벌였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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