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고싶다, 그 차” 그녀가 넘어왔다…자동차업계 여심잡기

  • 입력 2007년 5월 18일 03시 00분


‘여자의 마음을 잡아라.’

여성들의 구매력이 높아지면서 자동차 시장에서도 여성 고객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등록된 차량 중 여성 등록 차량은 전체의 27.4%로 10년 전에 비해 9.2%포인트 상승했다.

온 가족이 탈 차를 결정할 때도 남편보다 아내의 발언권이 더 크다는 보고서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여심읽기에 게으른 자동차 메이커들은 이제 설 땅이 없어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외 자동차 업체들은 여성들의 편안한 운전을 돕기 위한 각종 안전장치는 물론 피부미용 등을 감안한 ‘엘레강스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차, 다양한 안전기능과 편의시설로 여심 잡아

현대자동차는 아예 ‘엘레강스 스페셜’이라는 여성용 모델을 따로 만들었다. 베르나와 아반떼, 쏘나타 등 차종마다 여성 전용 모델을 내놓았다.

베르나 엘레강스는 안전을 중시하는 여성들의 욕구에 집중했다. 전자식 제동력 분배 제동장치(EBD-ABS), 후방주차보조시스템, 열선내장 전동식 아웃사이드 미러 등 안전 품목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아반떼 엘레강스도 조수석과 측면 등에 전방위 에어백을 달았고 피부에 민감한 여성 운전자들을 감안해 자외선 차단 윈드실드글라스를 사용했다. 쏘나타 엘레강스는 남성적인 느낌의 메탈그레인 대신 고급스러운 다크브라운 계열의 우드그레인을 인테리어에 적용했다.

기아차 스포티지는 힙 포인트(차에 앉았을 때 땅바닥에서 운전자의 엉덩이까지의 높이)를 71.4cm로 낮춰 치마를 입은 여성 운전자가 쉽게 승하차 할 수 있도록 했다. 핸드백과 쇼핑백 걸이와 선글라스 케이스 등 20개 이상의 수납공간을 만든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르노삼성은 SM7과 뉴 SM5에 국제 규격에 맞는 유아용 시트 고정기(○2)를 설치했다. 또 다리 힘이 약한 여성 운전자가 급제동을 할 경우 브레이크 성능을 신속히 증대시켜 줄 수 있도록 ‘BAS(Brake Assist System)’를 장착해 제동력을 높였다.

○수입차, 편의시설보다는 안전 성능에 주목

수입차 업계들은 폴크스바겐의 뉴비틀처럼 차 안에 꽃병(○1)을 둬 여성의 감성을 자극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안전 운전 기능을 보완했다.

볼보의 XC90은 SUV의 가장 큰 단점인 전복사고를 방지하지 위해 볼보 특허의 전복 방지 시스템(RSC·Roll Stability Control)을 도입했다. 바퀴의 구르는 속도를 자동으로 측정하여 전복을 방지해 주는 시스템이다. 또 뒷좌석에 슬라이딩식 어린이 좌석을 배치해 어린이가 운전하는 여성 운전자와 더 가까이 앉아 대화를 나누거나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BMW 뉴 5시리즈의 ‘액티브 스티어링’은 여성 운전자를 위한 기술적 배려. 이 시스템은 평소 운전자의 운전 스타일을 자동차가 기억하고 있다가 커브길을 주행할 때 필요 이상으로 핸들을 꺾어도 자동차가 정확한 코너 주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주차할 때 핸들을 여러 번 돌리지 않아도 돼 편하게 주차할 수 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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