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세티’ 디젤 왜건(사진)은 GM대우자동차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 주는 모델이다.
GM대우는 왜건의 ‘무덤’과도 같은 한국시장에 과감하게 다시 왜건 모델을 내놨다.
과거 대우자동차 시절의 ‘누비라 스패건’과 현대자동차 ‘아반떼 투어링’, 기아 ‘크레도스2 파크타운’ 등의 왜건 모델이 있었지만 형편없는 판매량을 보이며 3, 4년 만에 단종되는 비운을 겪었다.
그런데도 GM대우가 다시 왜건 모델을 내놓은 것은 내수시장 때문이 아니라 왜건의 인기가 높은 해외지역으로의 수출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디젤엔진의 소음과 진동이 경쟁사 모델들에 비해 큰 편이어서 승용차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였다. 조립 품질과 마무리도 부족했다.
무거운 디젤엔진이 들어간 탓인지 핸들링 반응이 약간 늦어 급한 커브길을 돌아나갈 때는 약간 불안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러나 외부 디자인은 지금까지 나온 어떤 국산 왜건보다도 세련됐다. 특히 왜건모델의 약점인 뒷모습이 어색하게 보이지 않고 차분한 인상을 주었다.
가장 큰 장점은 역시 공간 활용성이다.
어린이용 자전거 2대 정도는 들어가는 공간이 마련돼 4인 가족이 함께 나들이를 갈 때 편리할 것으로 보였다. 트렁크 바닥에는 작은 짐들을 보관할 수납공간이 있어 활용도가 높았다.
라세티 왜건은 실내 활용도와 높은 연료소비효율 등 실용적인 면에서는 장점이 보이지만 감성품질 면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많아 침체된 한국의 왜건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엔진은 1991cc 직렬 4기통으로 최고출력은 121마력이다. 제원상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2.7초, 최고속도는 시속 186km다. 가격은 1440만∼1645만 원.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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