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 등 경기 북부지역의 아파트 값은 올해 들어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는 서울 등과는 달리 꾸준한 오름세를 타고 있다. 서울 지하철 연장 등 각종 개발 호재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결과다.
이 같은 흐름을 타고 경기 북부지역에서는 9월 분양가상한제 실시를 앞두고 이달부터 8월까지 1만5000여 채의 아파트가 한꺼번에 분양될 예정이다. 고급 브랜드의 대단지 아파트도 포함돼 있어 실수요자들이 청약을 고려해볼 만하다.
●교통여건 크게 개선
경기 남양주와 의정부, 양주, 동두천, 파주 등 경기 북부지역 주요 도시의 아파트 값은 그동안 용인시 등 경기 남부에 비해 상당히 낮은 것은 물론, 잘 오르지도 않았었다.
업무 및 상업시설이 밀집한 서울 강남지역과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이 가격 차이가 벌어진 주요 원인이었지만 교통여건이 좋지 않아 서울로 출퇴근하기가 어려웠던 점도 이유로 작용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이 지역의 교통여건이 크게 나아지고 있다. 고양시~남양주시를 잇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부구간이 지난해 6월 개통된 데 이어 사패산구간(7.5㎞)도 올해 11월경 완공된다.
경원선 복선전철(의정부 가능역¤동두천 소요산역)이 지난해 12월 개통돼 동두천시에서도 전철을 타고 서울까지 출퇴근할 수 있게 됐다. 서울 지하철 8호선 암사역과 남양주시 별내동을 잇는 지하철 연장계획이 확정돼 서울 동북부의 교통사정도 좋아질 전망이다.
부동산정보업체인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이런 교통 호재가 이어지면서 올해 1월 1일과 비교한 5월 11일 현재 경기 북부지역의 아파트 값 상승률은 경기지역 평균(0.56%)과 서울 평균(0.2%)보다 훨씬 높았다.
의정부시가 8.29% 오른 것을 비롯해 양주시 3.74%, 동두천시 2.28%, 남양주시 2.27% 등이었다.
●분양가상한제 시행 직전까지 '분양 랠리'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는 9월 전까지 이 지역에서는 아파트가 대규모로 공급된다. 1000채 이상 대단지만 해도 남양주시에서 2곳, 파주시와 양주시에서 각각 1곳씩 분양된다. 수요자로선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다.
대림산업은 18일부터 남양주시 오남읍 양지리에서 25~57평형 'e-편한세상' 1302채를 분양하기 시작했다. 평당 분양가는 780만 원(34평 기준)으로 주변 시세와 비슷하다.
이 아파트의 내부는 고급스러우면서도 편안함을 강조한 '생태학적 인테리어' 개념이 적용됐다. 방음 효과가 탁월한 특수재질의 배수관을 사용해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를 줄인 점도 이채롭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연결되는 47번 국도를 8차선으로 확장하는 공사가 현재 진행 중이어서 2009년 3월 이 아파트가 완공되면 서울 동북부나 강남으로 가기가 좋아질 전망이다.
남양주시 진접읍에서는 7월에 반도건설 등 7개 건설사가 총 5914채를 동시에 분양한다. 왕숙천과 철마산이 가까워 환경이 쾌적한 편이다.
8월에는 양주시 고읍동에서 우남건설 등 5개 건설사가 4296채를 동시에 분양할 예정이다. 서울~포천 간 고속도로 등 광역교통망 개선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교통여건 개선의 효과가 확연히 드러나면 상대적으로 찬밥 신세였던 경기 북부지역은 부동산 시장에서의 '저평가 우량주'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비교적 짧은 시기인 3달여 만에 1만5000여 채의 아파트가 한꺼번에 쏟아지기 때문에 공급 초과로 가격이 기대만큼 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긴 하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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