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 등은 신도시 발표가 최근 안정세인 집값을 자극할 수 있어 연기하자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민과의 약속인 만큼 다음 달 후보지를 확정 발표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당초 신도시 한 곳을 지정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 600만 평(분당급)보다 클 수도
건설교통부는 지난해 ‘11·15 부동산 대책’ 때 신도시 후보지로 서울 강남권의 수요를 대체할 수 있고 서울로 출퇴근이 가능한 곳이라고 밝혔다. 신도시 개수를 특정하진 않았다.
이와 관련해 건교부 당국자는 20일 “정부는 올해 6월까지 분당급 신도시를 확정하겠다고 했지, 신도시의 위치나 개수 등에 대해 확정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복수의 신도시 지정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그는 “2곳이 될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으며 분당급이라고 해서 500만∼600만 평으로 제한하는 건 아니고 이보다 규모가 더 클 수도 있다”며 “현재 여러 후보지를 놓고 최적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기 남부와 북부에 한 곳씩 조성 △서울 남부에 2곳 동시 지정 △기존 택지개발지구나 신도시를 확대하면서 미개발지 1곳 지정 등의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복수 신도시 건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는 분당(594만 평)급 신도시로는 새로 지을 수 있는 주택이 10만 채가량에 그쳐 큰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 2009년 12월부터 분양 시작
당초 경기 용인시 모현면과 광주시 오포읍이 최적 후보지로 꼽혔지만 이 지역이 상수원 보호구역인 데다 건교부가 투기가 일어난 곳은 신도시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을 비공식적으로 밝혀 기대감이 많이 꺾였다.
과천시와 의왕시 사이에 있는 그린벨트도 신도시로 거론됐지만 강남과 너무 가깝고 이미 도시화가 진행돼 있는 데다 면적이 작은 게 단점.
용인시 최남단인 남사면 일대와 포천시도 최근 신도시 후보지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서울에서 거리가 멀어 분당급 신도시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고양시와 파주시 교하지구 사이에 있는 농지도 유력한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시가지 경계가 허물어지는 문제가 걸림돌이다.
이 밖에 송파신도시(204만 평)나 화성시 동탄신도시(273만 평)를 확대 지정하는 방안도 건교부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신도시가 지정되면 아파트 분양은 2009년 12월부터 시작된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