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역, 日에 치이고 中에 쫓기고… 1~4월 더욱 심화

  • 입력 2007년 5월 22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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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3국간 무역에서 한국이 일본에 치이고, 중국에 쫓기는 상황이 심화되고 있다. 대일(對日) 무역적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중국과의 교역에서 얻는 흑자는 감소하고 있다.

21일 산업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1∼4월 한국의 대일 수출은 83억8100만 달러, 수입은 184억3700만 달러로 100억5600만 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냈다.

이는 연간 대일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1∼4월의 적자 규모(83억4600만 달러) 보다 20.5% 증가한 것. 이에 따라 현재 추세라면 올해 대일 무역적자는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1∼4월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은 247억9200만 달러, 수입은 195억2500만 달러로 무역흑자는 52억6700만 달러였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16.8% 감소한 것이다.

대중 무역흑자는 2001년(48억9000만 달러) 이후 2005년(232억7000만 달러)까지 4년 연속 증가했으나 지난해 209억6700만 달러로 줄어들었다. 1∼4월의 추세가 계속된다면 2년 연속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부품, 소재산업의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첨단제품 수출이 늘어날수록 일본에서 부품 등을 더 사와야 하는 데다 최근 수년간 일본 엔화 가치 하락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

오정규 산자부 무역투자진흥관은 “지난 4년간 원화에 비해 엔화 가치가 40% 하락해 일본에서 들여오는 반도체 장비 등 첨단 자본재 등이 크게 늘면서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중 무역수지 흑자 규모 감소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빠르게 ‘현지화’하면서 한국의 부품 수출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베트남에서도 ‘허덕’

베트남에서 한국산 제품이 중국산 등에 밀려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KOTRA 하노이 무역관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시장에서 한국 상품의 점유율은 8.6%로 2005년 9.7%에 비해 1.1%포인트 하락했다.

2003년과 2004년 각각 10.0%의 시장 점유율을 보인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한국은 베트남에 38억7000만 달러어치를 수출해 베트남에 5번째로 수출을 많이 한 나라였다. 하지만 2005년 대비 수출 증가율은 7.5%에 그쳐 대(對)베트남 수출 상위 5개 나라 가운데 가장 낮았다.

대베트남 수출 1위인 중국의 지난해 베트남 수출증가율은 27.9%였고, 2위인 싱가포르는 36.7%에 달했다. 3위 대만과 4위 일본의 베트남 수출 증가율은 각각 11.4%, 14.9%였다.

이에 따라 2003년 2.4%포인트였던 중국과의 시장점유율 차가 지난해에는 7.9%포인트로 벌어졌다.

김영웅 KOTRA 하노이무역관장은 “저가 중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고, 원화가치가 올라 베트남 현지 기업들이 수입처를 중국 등으로 전환하는 것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한국의 대일, 대중 무역수지 추이
대일 무역수지 연도 대중 무역수지
―101억3000만 2001년 48억9000만
―147억1000만 2002년 63억5000만
―190억4000만 2003년 132억
―244억4000만 2004년 201억8000만
―243억8000만 2005년 232억7000만
―253억9000만 2006년 209억
(단위: 달러) 자료: 산업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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