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수확시기 다가온다 vs 위험요소 여전”
현대차의 시련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현대차는 원화 강세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수출 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취약한 브랜드 파워 등으로 해외 시장 판매가 갈수록 위축됐다. 또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서 국내 판매마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해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1조2340억 원, 순이익은 1조5260억 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1%와 34% 감소했다. 이어 올해 1분기(1∼3월)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각각 2.6%, 13.1% 줄었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4.4%로 나타나 4.0%였던 지난해 4분기(10∼12월)보다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달 들어 현대차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에 대해 주가가 바닥을 친 데다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졌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우리투자증권 안수웅 연구원은 “작년 이후 부정적 요인은 대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며 현대차 투자 의견을 ‘보유’에서 ‘매입’으로 상향 조정했다. 안 연구원은 “생산 비용이 저렴한 해외 공장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국내 공장에서도 원가를 절감하려는 노력이 올 하반기(7∼12월)부터 효과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현대차가 ‘우산을 접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 김재우 연구원은 “최근 현대차의 중국 판매 감소분을 단기간에 만회하기 쉽지 않은 데다, 인도 및 미국시장에서도 경쟁 차종 출시가 잇따라 마케팅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임금 단체협상에서 노사 양측이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중장기 로드맵에 합의하느냐도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기아차, 수익구조 개선이 관건”
22일 이날 기아차 주가도 전날보다 2.15% 상승한 1만1900원으로 장을 마치는 등 이달 들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7만4300원까지 떨어졌던 현대모비스는 영업이익 및 순정부품 수요 증가 등 호재에 힘입어 이날 8만5100원까지 상승했다. 현대제철과 글로비스도 업황 호조와 안정적인 이익구조가 부각되면서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각각 30%, 40%가량 급등했다.
기아차 주가 전망에 대해 메리츠증권 남경문 연구원은 “원가 절감 노력이 계속되고, 국내 레저용 차량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슬로바키아 공장도 빠른 속도로 자리 잡아 이른 시일 내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기아차 투자의견을 ‘매입’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삼성증권 김학주 리서치센터장은 “기아차는 수익구조를 개선해 줄 뚜렷한 차종이 아직 없어, 단기적으로 수익성을 회복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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