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은 22일 서울고법 형사10부(수석부장판사 이재홍) 심리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변호인 신문을 통해 “이미 발표한 사회공헌 방안의 구체적 이행방법으로 앞으로 7년에 걸쳐 기금을 출연하겠다”며 “우선 그 첫 단계로 1년 안에 1200억 원의 기금을 출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사회환원 계획의 일부로 이미 600억 원을 현금으로 출연했다”며 600억 원이 입금된 예금통장 사본과 기부증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날 정 회장이 개인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3월 27일 항소심 첫 공판 때 재판부가 “지난번에 말한 사회환원 약속이 어떻게 돼 가고 있느냐”고 물은 데 따른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4월 1000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던 정 회장의 검찰 소환을 앞두고 ‘대국민 사과 및 사회공헌 방안’을 내놓으면서 “정 회장 부자 소유의 글로비스 주식 2250만 주(당시 시가총액 1조 원)를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회장은 이날 사회환원 기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정 회장은 “출연 기금은 모든 국민이 무료로 문화적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데 쓰는 것을 원칙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서울에 1500∼2000석 규모의 최신 오페라하우스를 만들고 전국의 광역시 및 도청 소재지에도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복합문화센터를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구온난화 예방사업 등 환경사업에도 기금이 쓰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출연 기금의 용도와 사용 방법, 운용 주체 등을 정하기 위해 학계 문화계 재계 법조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사회공헌위원회’를 올해 하반기에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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