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너무 올라도 탈 ‘수익보장형’ 어떨까

  • 입력 2007년 5월 26일 02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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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D(지수연동예금) 투자 가이드

《직장인 김모(33) 씨는 최근 국민은행에서 ‘지수연동예금(ELD)’ 관련 안내장을 받았다.

지난해 7월 가입한 ‘KB리더스정기예금 코스피 6-10호’가

코스피200 지수가 너무 많이 올라 ‘녹아웃’이 돼 수익률이 0%로 확정됐다는 내용이었다. 김 씨는 지난해 7월 최고 18%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는 이 상품에 2000만 원을 예치했다. 설정 당시 코스피200 지수는 159.69. 이 상품은 지수가 30%까지 오르면(207.61) 연 18% 수익을 보장하지만 30%를 조금만 넘으면 수익률이 0%로 확정된다.

올해 들어 지수 상승으로 수익률이 계속 높아졌지만 결국 이달 10일 30%를 넘어서면서 그동안의 수익률 상승 행진이 물거품이 돼 버렸다.》

○ “코스피 급등 예상 못해 수익률 0% 속출”

최근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ELD 가입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ELD는 주가지수에 연동해 수익률이 결정되는 예금 상품이다. 원금의 대부분은 일반 정기예금과 같이 운용하고 일부를 주가지수 옵션에 투자해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노린다.

문제는 상당수 ELD 상품이 지수 상승과 함께 수익률이 올라가다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수익률이 떨어지는 ‘녹아웃’형 구조로 설계돼 있다는 점이다.

‘코스피 6-10호’에 이어 국민은행이 지난해 6월 판매한 ‘코스피 6-8호’도 이달 22일 지수가 설정일 지수의 30%를 초과하면서 수익률 0%가 확정됐다.

신한은행이 작년 5월 판매한 ‘파워인덱스 코스피200 상승형 1호’도 주가 상승률이 20%를 초과하면서 수익률이 5.5%로 확정됐으며 우리은행의 ‘이-챔프 16호’도 최근 7%의 수익률로 녹아웃이 확정됐다.

상품설계 담당자들은 “사실 지난해에는 코스피지수가 이렇게 많이 오를 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은행들이 ELD를 녹아웃형으로 만드는 것은 상한선이 있으면 그 미만 범위에서 더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정현오 국민은행 수신부 팀장은 “상한선을 넘어 녹아웃이 되더라도 4%대 이상의 수익을 보장하는 ELD 상품도 내놓고 있다”고 했다.

○ 투자 대상을 다양화하는 ELD

최근 시중은행들이 내놓는 예금상품은 대부분 ELD 조건의 상품이다.

하지만 2005년 이후 적립식 펀드 가입 붐이 거세게 일면서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은 ELD를 떠나고 있다고 한다.

은행 창구에서도 ELD보다는 손쉽게 판매수수료를 건질 수 있는 펀드 판매에 더욱 주력하는 모습이다.

국민은행의 ELD 판매 잔액은 2005년 말 2조6523억 원에서 이달 25일 현재 5150억 원으로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임영학 우리은행 R&D팀 부부장은 “올해 들어 코스피지수 급등으로 조정 우려가 커지면서 지수연동 상품에 가입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해외 명품(名品)브랜드 업체 주가 및 해외 부동산 관련 상품에 연동하는 ELD 상품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지수가 초과 상승해 녹아웃이 되더라도 0%가 아니라 연 4∼6%대의 수익을 보장하는 것도 최근 선보이는 ELD 상품의 추세다.

예를 들어 국민은행은 최근 유럽 3대 명품 브랜드 회사에 투자하는 ‘유럽 3대 명품 브랜드 주가연동형 7-3호’를 내놓았다.

구찌, 루이비통, 까르띠에 등 명품 브랜드를 소유한 3개 기업 주가상승률에 연동해 최고 연 13.5%의 수익률이 목표다.

우리은행은 일본 증시에 상장된 부동산 투자신탁 관련 지수에 연동한 ‘이-챔프 7-4’ 상품을 판매 중이다. 최고 연 21% 수익을 목표로 하고 지수가 기준보다 20% 초과해 오르면 연 6.0%의 수익률로 확정된다.

신한은행은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에 연동한 ‘닛케이225 상승형’을 판매 중이다. 최고 18%의 수익이 가능하고 지수가 기준보다 20%를 초과하면 연 6.0%로 수익률이 확정된다.

권유미 신한은행 상품개발실 대리는 “안정 성향의 고객을 타깃으로 ELD와 함께 연 6.3%대의 확정 고금리 예금상품을 패키지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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