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최현우(37) 씨는 이달 초 중국 출장 중 로밍된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를 한 통 받았다.
지난해 5월 여윳돈 3000만 원을 예금상품에 넣어 두고 잠시 잊고 지냈던 최 씨는 이 돈을 어떻게 굴릴까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출장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펀드상품과 특판예금 등을 비교한 금융상품 안내장이 책상 위에 있었다.
○ 개인별 최적 포트폴리오 제시
이달 10일 예금을 찾으러 가까운 국민은행 지점에 들른 최 씨.
은행 직원은 최 씨의 투자 성향에 관한 질문을 몇 가지 던지더니, 연 6%대의 목표수익률을 제시한 ‘투자제안서’를 보여 줬다.
수익률이 낮다고 판단한 최 씨는 ‘목표 수익률을 높여 달라’고 요청했고, 직원은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줬다.
5.1% 특별금리 정기예금에 1000만 원, 국내 성장형 주식펀드 1000만 원, 유럽의 명품(名品) 브랜드업체에 투자하는 지수연동예금(ELD) 1000만 원 등이었다.
은행 직원은 최 씨에게 “자녀의 미래를 위한 금융상품 가입이 필요하다”며 “자녀용 적립식 투자신탁에 가입할 것”을 권했다.
○ 라이프사이클도 고려 점점 정교해져
은행들의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이 진화하고 있다.
최근 금융상품이 복잡해지고, 고객들의 요구가 까다로워지면서 기존 CRM 시스템을 개선한, 좀 더 정교한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9월 통합CRM 시스템을 구축하고 올해부터 전 영업점에서 이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개인, 기업, 콜센터 등 사업부문별로 구축돼 있던 CRM시스템을 전 은행 차원에서 통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장진식 우리은행 차장은 “CRM시스템을 영업전략과 연계해 실질적으로 영업에 도움이 되게 만드는 것이 과제”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정교한 맞춤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분석 CRM 혁신’ 작업을 진행 중이다. 거래 형태와 자산 규모 등에 따라 고객 분류를 더욱 세분하고 정교하게 평가하는 ‘모델링’ 작업이 핵심이다.
박정현 신한은행 차장은 “CRM을 통해 고객에게 상품을 제안하는 ‘제안영업 성공률’이 48.2%로 일반제안 성공률 30.0%의 1.6배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고객관계관리(CRM)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 정보를 분석·통합해 고객 특성에 맞춘 마케팅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사업부문, 관계사별 CRM을 하나로 구축하는 통합CRM이 최근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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