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론, 즉 향후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는 쪽은 바닥 깊은 줄 모르고 떨어졌던 강남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가 급매물이 점점 소진되면서 하락세가 완만해진 데다 다음 달 발표될 ‘분당급 신도시’가 강남을 대체하기에 역부족이라는 논리를 편다.
반면 9월부터 분양가상한제가 실시될 뿐 아니라 대출을 받아 지난해 11월 대거 집을 산 일시적 1가구 2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重課) 부담 때문에 올 가을이면 급매물을 속속 내놓을 것이기 때문에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만만치 않다.
강남지역 부동산 중개업소의 표정도 엇갈린다.
대표적인 고가(高價) 아파트로 꼽히는 강남구 도곡동 렉슬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입점해 있는 중개업소는 현재 모두 33개. 지난해 아파트 입주 당시에는 43개였지만 올해 들어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자 속속 문을 닫기 시작했다.
현지 중개업소 사장은 “도곡동, 대치동 일대 일반 아파트들은 급매물조차 팔리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같은 강남권인데도 개포동 주공 아파트 주변은 온도차가 크다. 이곳 중개업소들은 이달 들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현지 A공인중개업소 사장은 “급매물이 계속 팔리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강남구청이 재건축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 연면적 비율)을 올려 줄 것이란 기대감도 있고 수요자들도 ‘이젠 사야 할 때’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지금은 집값 하락의 초기 국면”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고 “강남 집값이 바닥을 찍고 오를 기미가 보이자 ‘립 서비스’를 하는 것”이라고 여기는 이들도 적지 않다.
과연 (강남) 집값이 바닥을 쳤느냐, 아니냐는 사후에 검증될 수 있다. 하지만 혹시라도 다시 때를 놓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실수요자들의 마음은 오늘도 타들어 간다.
김상운 경제부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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