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커피 및 외식 브랜드들이 한국인 입맛에 맞춰 한국에서 자체 개발한 메뉴가 해외 매장에 역수출되면서 세계인의 맛이 되고 있다.
한국에서 개발된 메뉴들은 대부분 건강 지향적인 데다 이미 입맛이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에게서 검증받았기 때문에 세계 각국의 소비자들에게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팥빙수, 내달 아시아 9개국으로
스타벅스코리아는 한국의 대표적인 여름 간식 팥빙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음료 ‘레드빈 프라푸치노’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메뉴는 다음 달부터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9개국 2100여 매장에서 판매된다.
이 음료는 팥빙수에서 힌트를 얻어 한국 매장 직원이 제안한 것으로 미국 본사가 2년여에 걸쳐 세계인의 입맛에 맞게 약간 변형한 제품이다. 물론 주 재료는 팥과 얼음이다.
현재 아시아와 미국 캐나다 등에서 팔리고 있는 스타벅스의 녹차음료 ‘그린 티 라떼’도 한국 직원이 제안해 개발된 빅 히트 제품. 지난해 1월 국내에 먼저 선보인 뒤 인기를 얻자 2월에 일본, 하반기에 미국 등지에 소개됐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고객에게 새로운 맛과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혁신적인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 고객들에게 웰빙 식품인 팥의 효능과 맛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 “한국서 통하면 세계서 통해”
패밀리레스토랑인 한국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가 개발한 사이드 메뉴 ‘통고구마’는 미국으로 역수출돼 현지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또 다른 사례다. 한국식 갈비 양념으로 개발한 ‘카카두 갈비 스테이크’도 일본과 영국 등지로 요리법이 수출돼 현지인 입맛에 맞는 신제품으로 재탄생했다.
던킨도너츠 한국 연구개발팀이 개발한 음료 ‘키위 쿨라타’도 전 세계 매장으로 나간 제품. 국내에서 선보인 뒤 음료 판매량의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얻자 미국 본사가 세계 시장으로 판매를 확대했다.
한국피자헛이 고구마나 불고기 등을 이용해 한국인 입맛에 맞게 개발한 피자는 동남아 등지에서 현지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돼 판매되고 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방지연 마케팅 매니저는 “한국 매장에는 다른 나라에 비해 자체 개발한 한국식 메뉴가 많은 데다 소비자 반응도 좋기 때문에 메뉴가 거꾸로 해외에 수출되는 경우가 많다”며 “본사에서 한국 외식 시장 규모가 크고 소비자 취향이 까다로워 한국에서 인기를 얻은 메뉴는 해외에서도 통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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