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단순한 실수”라지만…9월 갈비 수입 늦춰질 수도

  • 입력 2007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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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내수용 쇠고기를 한국에 잘못 수출한 경위를 규명하기 위한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본보 5일자 A1면 참조
▶美, 내수용 쇠고기 66t 한국에 잘못 수출… 농림부, 검역 전면 보류

광우병 파동 이후 올해 어렵게 한국 수출을 재개한 미국으로서는 ‘수출 중단’이라는 최악의 사태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미국의 수출 검역 시스템의 결함이 시정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당초 9월로 예정됐던 미국산 갈비 수입 시기가 늦춰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美 신속한 진화 나서

5일 농림부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한국에 쇠고기를 수출하면서 발급한 검역증 번호 명세를 다시 미국에 알려 달라고 한국 정부에 요청했다.

한국에 수출한 쇠고기에 부착된 검역증 번호와 미국 검역 당국이 기록해 보관하고 있는 검역증 번호를 대조해 사건의 경위와 책임 소재를 가리겠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미국이 한국에 수출해 온 쇠고기에 내수용이 추가로 포함됐는지도 조만간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발 빠른 대응에 나선 것은 이번 사건이 자칫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신으로 번질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 미국은 이 사건이 터지자마자 마이크 조핸스 농무부 장관이 “단순한 실수”라고 해명하며 신속한 ‘진화’에 나섰다.

조핸스 장관은 4일(현지 시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는 수출 재개 초기 단계에서 벌어진 약간의 장애에 불과하다”며 “이 일로 쇠고기의 한국 수출이 중단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의 검역 증명서 발급을 중단하는 등 수입 규제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해 간접 경고한 셈이다.

미국의 수출업체들도 자국(自國) 언론 등에 “문제가 된 이번 수출품 선적에 개입하지 않았다”며 해명하고 나섰다.

○ 美 수출 시스템 허점 드러나

농림부는 우선 지금까지 미국이 한국에 수출한 쇠고기에 내수용이 더는 없다는 회신이 오면 현재의 검역 중단 조치를 해제할 방침이다. 미국산 쇠고기의 유통을 다시 허용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미국의 수출 시스템에 큰 구멍이 드러난 상황인 만큼 한국 정부의 항의와 재발 방지 요청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많다.

만약 한국 정부가 우려하는 상황 중 하나인 미국의 수출 검역 공무원이 한국의 수입업자와 결탁해 벌인 고의적인 조작임이 밝혀지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농림부 관계자는 “모든 것은 미국의 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안다”면서도 “실수가 아닌 범죄라면 미국에 이에 대한 수사와 해당 공무원에 대한 조치(징계)를 요구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특히 이와 비슷한 일이 앞으로도 반복될 경우 올해 9월로 예상하고 있는 ‘뼈를 포함한 쇠고기’의 수입 시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정부는 최근 미국에 대한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광우병 통제국’ 발표에 따른 자체 수입위험평가는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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