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이종수 사장 “오너 없어도 걱정 없어”

  • 입력 2007년 6월 7일 03시 00분


광복 직후인 1947년 서울 중구 초동에서 현대토건사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현대건설이 올해로 회갑을 맞았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으니 강산이 변해도 6번이나 변한 셈이다.

그 긴 세월 동안 현대건설은 한국 경제와 영욕(榮辱)을 같이했다. 경부고속도로를 깔고 소양강 다목적댐을 짓고 충남 서산간척지를 만들었다. 1965년에는 국내 건설 사상 처음으로 해외 진출의 물꼬를 트기도 했다.

1997년 5월 25일 현대건설을 모태로 하는 범(汎)현대그룹은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을 빌려 1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창립 50주년 행사를 가졌다.

그러나 회갑을 맞은 올해 5월 25일, 현대건설은 사회봉사활동을 위주로 하는 조촐한 회갑잔치를 홀로 치렀다.

지난해 5년 2개월 만에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졸업했지만 아직 새 주인을 찾지 못 한데다 이른바 범현대그룹은 더는 같은 식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4일 서울 종로구 계동 집무실에서 만난 이종수(58·사진) 현대건설 사장은 ‘주인 의식’을 특히 강조했다. “월급쟁이가 주인의식을 갖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인의식을 가진 직원이 늘수록 회사는 발전합니다.”

이 사장은 “지금도 건설사 최고경영자(CEO)라고 하면 ‘강력한 카리스마’를 떠올리기 일쑤이지만 시대와 환경이 바뀌면서 새로운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며 “현대건설이 앞으로 100년간 더 지속되려면 모든 구성원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사상 최대인 4000억 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등 알토란 같은 경영 성적을 거뒀다. 그런 만큼 이 사장은 현대건설의 앞날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건설은 사람이 전부입니다. 그런 면에서 현대건설은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현대 정신’을 바탕으로 직원들이 변화에 적응해 나간다면 누가 주인이 되든지 불안할 게 없습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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