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개발, 재정낭비에 집값만 올려”

  • 입력 2007년 6월 7일 03시 00분


“정부가 신도시에만 집착하면 결국 재정만 축내고, 집값을 올리는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시행업체인 ‘도시와 사람’의 하창식(57·사진) 회장은 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본사에서 본보 기자와 만나 ‘동탄 2신도시’ 등 최근 정부의 잇따른 수도권 신도시 개발 계획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하 회장은 “신도시는 맨땅에 기반시설을 지어야 해 건설비가 천문학적으로 들어가고, 토지 보상 과정에서 막대한 보상비용이 풀려 주변 집값을 자극하는 역효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 발표대로 한꺼번에 여러 신도시가 수도권에 들어서면 지방 중소도시들은 인구를 빼앗겨 지금보다 기반이 더 취약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택 공급을 위한 대안으로 “신도시를 자꾸 짓기보다는 일본의 ‘롯폰기 힐스’와 같은 도심 재개발 사업에 더 비중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기반시설이 어느 정도 갖춰진 대도시나 지방 중소도시의 도심을 재개발하면 사업비용이 적게 들고, 업무·상업·주거단지를 집약적으로 배치하면 교통 혼잡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 회장은 “도심 재개발이나 강남 재건축 등에서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 연면적 비율)은 대폭 높여 주되, 건폐율(대지면적 대비 건물 바닥면적 비율)은 줄여서 주변 녹지공간을 확보하면 쾌적성도 함께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도시와 사람’은 지난해 경남 창원시에서 국내 첫 민관(民官) 합동 복합개발 단지인 ‘더 시티7’을 착공해 주목받은 시행사로 지난해 매출액은 900억 원이었다. 하 회장은 한양대 시스템 건축공학과 겸임 교수를 맡고 있는 건축가 출신으로 1999년 ‘도시와 사람’을 설립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